사실상 연임 확정, 차기 행장 후보도 관심
노조, 윤 회장 고발하며 강력 반발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된 윤종규 KB금융지주 현 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국민은행 여의도본점으로 출근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임해원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선정되면서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은 분위기다.

지난 14일 KB금융지주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윤종규 현 회장,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군으로 선정했다. 이중 윤 회장을 제외한 2인이 면접인터뷰를 고사하면서 윤 회장이 단독 후보로 결정됐다.

확대위는 26일 회의를 열고 윤 회장에 대한 심층평가를 실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심층평가는 180분간의 단독 인터뷰로 진행된다. 또 ‘KB금융그룹의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하며, 장·단기 건전경영에 노력할 수 있는 자’를 기준으로 심사가 이뤄진다.

단독 후보로 선정된 윤 회장은 15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임을) 최종 승인받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 회장은 노조가 자신의 연임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 “노조는 항상 대화의 파트너이며 늘 경영을 같이 고민한다. 대화 창구는 열려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노조와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노조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후보를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KB금융노조협의회는 확대위의 후보 선정 과정에서 "윤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며 윤 회장의 연임을 반대해왔다. 특히 협의회는 지난 13일, 윤 회장의 연임 여부에 대한 직원 설문조사에 외부 개입 흔적을 발견해 윤 회장을 경찰에 고발하는 등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진 상황이다.

한편 윤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현재 겸임체제인 지주 회장직과 국민은행장직도 분리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 “은행장 겸임에 대해서는 이사회와 이미 이야기하고 있다. 결정되면 궁금증을 풀어드리겠다”고 답했다.

KB금융지주는 2014년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주 전산기 교체문제를 두고 갈등을 겪다 동반 사퇴한 후, 지주회장과 행장의 권력싸움을 방지하기 위해 겸임체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내부 경영구조가 안정화된 데다가 최근 비은행 비중이 40% 수준까지 상승, 지나치게 은행에 쏠려 있던 사업 구조도 정상화돼 겸임체제를 유지할 명분이 사라졌다.

겸임체제 폐지가 결정되면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에도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차기 회장 후보직을 고사한 양종규 KB손해보험 사장과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 양 사장은 윤 회장 선임 후 지주 경영관리 상무에서 재무담당 부사장을 거쳐 KB손해보험 사장으로 승진을 거듭하며 ‘윤종규 키즈’로 불리고 있다. ‘재무통’으로 불리는 김 사장은 2013년 은행장 대행을 맡은 이후, SGI서울보증 사장을 거쳐 2년 전부터 KB금융지주 사장에 재직 중이다.

이 외에도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이홍 국민은행 부행장, 허인 국민은행 부행장 등이 차기 행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반면 내부인사의 회장 연임이 확정적인만큼, 행장은 외부인사로 결정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인 국민은행장 차기 후보군 선정은 향후 경과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