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움 필수적, 중국 무역제재는 언급 회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임해원 기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문제에 대해 '평화적·외교적' 해법이 최우선이라고 다시 공표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문제에 대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남는 것은 군사적 옵션 뿐”이라면서 “하지만 명백하게 우리는 평화적 해법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미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핵무기 및 발사수단의 보유를 막는 것”이라며 이를 “‘4개의 노(No)’에 기반한 평화적 압박 캠페인”이라고 명명했다. ‘4개의 노’란 ▲북한체제변화 ▲북한체제붕괴 ▲한반도 통일 가속화 ▲비무장지대 북쪽으로의 미 전력 투입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틸러슨 장관은 이러한 대북정책이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 및 중국·러시아 등 북한의 이웃들에게 ‘이것이 세계의 정책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두 차례나 만장일치로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됐다. 이는 모두 북한을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전부터 북한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번 CBS 인터뷰에서 다시 대화와 체제유지를 강조한 것은 중국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은 경제제재를 중심으로 북한 압박 전략을 펴고 있으나, 북한의 최대교역국이자 원유공급처인 중국의 참여 없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문제 해결에 있어서 “북한의 최대 원유공급처인 중국이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체제붕괴가 국경지대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체제붕괴가 우리의 아젠다가 아님을 중국 정부에 확신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어 “중국은 북한 체제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원유) 밸브에 손을 올려두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는 중국 손에 맡겨둘 수 밖에 없다”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의 의도를 따르지 않을 경우 무역조치 등의 보복을 통해 중국을 압박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남은 시간도 없고, 이 비행기를 착륙시킬 활주로도 없다. 북한을 테이블로 데려오기 위해서는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만 대답했다.

틸러슨 장관은 현재 북한과의 대화가 진행되지 않는 것에 대해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몇 번이나 보내려고 시도했지만,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대답했다”며 실망감을 표현했다. 틸러슨은 이어 “북한체제가 생산적·건설적 대화를 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며 “북한이 대화의 준비가 됐다고 우리에게 알려주려면 군사실험과 도발행위를 중단하고 위협수준과 수사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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