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지 오는 28일자로 일년째다.시행 이후 한우·굴비 등 고가의 선물세트 보다는 5만원 이하의 수입 갈비나 가공식품 등 비교적 저렴한 선물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도 서둘러 저렴한 금액의 실속 선물세트를 내놓고 추석 시즌 준비에 한창인 추세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빅데이터와 농협 하나로마트의 POS(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를 분석해 발표한 ‘명절 선물 주요 소비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9월28일 김영란법 시행을 기점으로 5만원 넘는 고가 선물 판매량이 급감했다.

우선 지난해 추석과 올 설(구정) 서울·경기지역 하나로마트의 판매량을 비교·분석한 결과 구매 감소폭이 가장 큰 가격대는 5만~10만원대 구간이었다. 11만3106개에서 7만5810개로 33%나 준 것.

특히 올 설에는 지난 2년간에 비해 선물세트의 구매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수입산 농수산물과 실속세트와 햄·참치 세트 등 가격대가 낮은 선물에 대한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증가했다.

청탁금지법 한도인 5만원 이하의 명절 선물로 언급된 것은 대부분 먹거리였다. 특히 수입산 굴비세트와 수입산 갈비세트 등 수입산 농수산물은 물론, 베이커리류(쿠키, 케이크 등)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과거 명절 선물세트로 한우나 홍삼 등이 언급됐던 것 과는 확연히 다른 현상이다.

지난해 추석(9월14~16일) 역시 김영란법 시행 이전이었음에도 이 같은 현상이 반영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사진=롯데마트)

이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는 앞다퉈 실속형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올 추석을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진행된 사전판매와 더불어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추석선물세트 판매에 돌입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우선 롯데마트의 경우 직장이나 거래처를 위한 3만원 미만의 부담없는 알뜰형 선물세트와 친척과 가족들을 위한 실속형 선물세트를 엄선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알뜰형 선물세트로 유명산지 사과를 100% 당도 선별하여 13브릭스(Brix) 이상 고당도 사과만을 담은 ‘햇살에 물든 사과 然 선물세트(12입)’를 2만9900원에, 자연에서 자란 표고버섯, 은이버섯, 목이버섯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성한 ‘자연담은 웰빙버섯 세트(표고사각 30gx2, 표고버섯가루 70g, 은이버섯 1팩, 목이버섯 25g)’를 2만5000원에 판매한다.

또한 실속형 선물세트로 가격과 품질을 모두 만족시킬 ‘미국산 냉동 소 찜갈비 세트(본갈비 1kg*2입)’를 7만8000원에, 당도가 높고 과육이 단단해 맛과 향이 우수한 충주 사과와 과육이 연하고 당도가 높은 천안 배를 엄선해 구성한 ‘충주사과·천안배 세트(사과 6입, 배 6입)’를 4만9000원에 선보인다.

이마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맥주 선물세트를 더욱 확대했다.

미국 밸라스트 포인트 스컬핀 선물세트(2만7000원), 스페인 이네딧담 선물세트(2만5800원), 스톤 인조이 애프터 선물세트(2만9800원) 등 총 12종의 수입맥주를 구성했다. 가격은 모두 5만원 미만이다.

아울러 다양한 종류의 먹거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패키지화한 ‘홈파티 세트’ 역시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귤, 멜론, 단감, 멜론을 2만원 이하에 복숭아, 포도 등 시즌 과일을 3만원 이하의 금액으로 묶어 마련한 ‘패밀리 파티팩’을 비롯해 ‘한단 꽃게’(1.8kg 내외, 4만9900원), 안주용으로 좋은 아몬드, 마카다미아 등이 담긴 ‘수프림 넛츠 세트’(6만9800원) 등이 마련됐다.

홈플러스도 가성비가 높은 5만원 미만 가격대 선물세트의 종류를 대폭 확대했다. 올 추석 5만원 미만 가격대의 선물세트는 총 251종으로 전체 사전예약 판매 선물세트 중 90% 가량을 차지한다. 이는 지난해 추석(약 70%)보다 비중이 약 20%P 늘어난 수치다.

인스턴트 커피와 레스트로 식품 등의 확대는 물론 ‘LG 행복가득 드림 1호’(6900원), ‘대상 청정원 고급유 6호’(7990원), ‘CJ 백설 카놀라유 2호’(8990원), ‘오뚜기 특선정성 3호’(9990원) 등 온라인마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선물세트를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한 명절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매년 5만원 미만 선물세트 수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김영란법 시행 이후 두 번째 맞는 명절인만큼 실제 5만원 미만 선물세트 매출 역시 증가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측 역시 “사전예약 결과 5만원 미만 선물세트의 판매 비중이 전체 판매 비중의 73%를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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