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한국투자공사(KIC)의 최근 주식 및 채권 운용 수익률이 해외 주요 국부펀드 및 연기금의 수익률과 비교할 때 현저히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하나마나한 투자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1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국회부의장(안양 동안을)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KIC가 2014~2016년 3년간 주식・채권에 각각 44.6조・36.9조를 투자하여 올린 수익률은 주식이 2.9%(1.3조), 채권이 0.2%(0.1조)에 그쳐 국내 정기예금 금리(3년, 1.92%)에도 못 미쳤다. 

이는 주요 해외 국부펀드의 주식 수익률 6~13%(NBIM 6.8%, CalPERS 6.8%, AHF 13.1%), 채권 수익률 3~6%(NBIM 3.8%, CalPERS 6.2%, AHF 5.4%)에 비해 한참 뒤처지는 수준이다.

투자자산 전체 수익률 3년・5년 평균치를 봐도 KIC는 각각 1.73%, 5.11%에 그쳐 NBIM(5.72%・9.22%), CalPERS(6.84%・6.69%), AHF(10.96%・10.53%) 등에 비해 크게 낮다.

KIC의 투자수익률이 이처럼 저조한 이유 중 하나로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의 문제점이 거론되고 있다.

KIC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KIC는 올해 7월말 현재 투자자산의 34%를 채권에 투자하고 있으며 헤지펀드·사모주식·부동산 등 대체자산에 대한 투자는 해마다 늘어났음에도 14%에 그쳤다. 해외 국부펀드의 경우 2016년말 기준 채권 투자 비중(17~19%)보다 사모주식・헤지펀드 등 대체자산의 비중(26~37%)이 더 컸던 셈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포트폴리오 구성 등 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자산운용 성과가 달라진다"면서 "저금리시대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채권의 비중은 줄이고 주식이나 대체투자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철 부의장은 "해외 주요 국부펀드나 연기금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위험자산을 포함한 대체투자에 적극적인 반면 KIC는 채권 같은 안전자산에 집중하고 있어 적은 수익밖에 올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민이 애써 벌어온 달러자산(외환보유액)을 한가롭게 쌓아두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심 부의장은 "저금리 추세 하에서 채권투자는 가급적 줄이고 위험관리를 수반한 대체자산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 비중을 늘려 한국의 국부펀드가 ‘글로벌 투자전쟁’에서 상대를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국내 원화자산 운용이 허용되면 해외 국부펀드들과 공동으로 국내투자에 나설 수 있다"며 "KIC가 자산운용의 자율성 확대로 수익률을 제고하여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글로벌 국부펀드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KIC는 정부가 갖고 있는 외환보유액 등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국부를 키우기 위해 2005년 설립한 투자기관으로 현재 총자산은 약 1100억 달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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