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김미화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율협약을 통한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이날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 “국정 방향에 발맞춰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살리는 방향으로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라며 “올해 말까지 기존 채무 상환유예와 경영 실사를 통해 중장기 생존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새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조기 정상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의 경우 인적 구조조정과 비용 구조조정이 있는데, 비용 측면에서 많은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인적 구조조정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며 “이해 당사자들이 얼마나 협조하고 정상화 노력에 동참하느냐에 일자리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유동성 위기와 관련해서는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연장하면 특별한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연말까지 유동성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법인 처리에 대해 “기업 정상화 방향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또 금호타이어의 출자전환·감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실사 후 정상화 방안이 마련되고, 필요하다면 채권단과 협의해서 진행하겠다”라며 “채권단의 관리책임에 따른 채무 재조정은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은 박삼구 회장의 금호아시아나 재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한 건 영원히 포기했다는 것”이라며 “박 회장과 만났을 때, 재인수에 대해 언급된 것은 없었다. 지금의 금호산업의 형편으로는 실질적으로 재인수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금호타이어 정상화 후 재매각 시 박 회장의 존재가 입찰에 방해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박 회장은 상표권을 포함해 모두 포기했기 때문에 걸림돌은 대부분 해소했다고 본다”며 “잠재적인 투자자가 박 회장의 존재를 우려해 투자를 꺼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박 회장이 보유한 경영권을 왜 박탈이 아니라 포기하는 형태로 진행됐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박 회장이 여태까지 지역경제에 기여한 것, 앞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여지를 고려할 때 페널티를 주는 건 바람직하다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할 새 경영진 선임 원칙도 공개됐다. 이 회장은 “업계와 회사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 리더십, 인품을 두루 갖춘 분을 선임할 생각”이라며 “특정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사심 없이 정상화에 매진할 수 있는 분을 찾은 뒤, 채권단의 협의를 통해 가급적 빨리 선임 과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과 우리은행 등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는 이날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구성하고 자율협약을 개시했다. 협의회는 (지분율 13.51%) 우리(14.15%) 국민(4.16%) 수출입(3.13%) 농협(1.83%) KEB하나(1.54%) 광주은행(1.19%) 신용보증기금 유동화전문유한회사 (2.50%) 등 주주협의회 소속 8개 금융기관 외에 신한은행이 참여해 모두 9곳으로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