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 홍보영 기자

[월요신문=홍보영 기자] 가계부채가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최근 은행들이 앞다퉈 비대면 대출 경쟁에 나서고 있어 금융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모바일을 통해 간편하게 500만원 이하를 대출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등장에 따른 메기효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의 비상금대출, 케이뱅크의 ‘미니K마이너스통장’ 등이 출시된데 이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KB리브간편대출’, ‘포켓론’ 등을 선보였다.

이 같은 모바일 대출 상품은 서류제출이나 대면심사 없이 3분 안에 대출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 최대한도는 300~500만원 정도로 은행 창구에 방문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NH농협은행도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NH e사장님신용대출, NH e사장님보증서대출 등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IBK기업은행은 중·저신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전용 ‘i-ONE 사잇돌중금리대출’을 출시했다.

여기에 케이뱅크는 지난 7월 일시적으로 중단했던 ‘직장인K 신용대출’을 이달 중순부터 판매 재개한다고 밝힌 상태다.

비록 5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이기는 하지만, 사용고객이 주로 대출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젊은 층과 취약계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이 빚어질 수도 있다.

복잡한 절차 없이 쉬운 대출 상품이 증가하면서 가계대출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이 과잉 대부를 초래할 수 있다고”고 경고한 바 있다.

가계 빚이 1400조원에 육박한 마당에 올해 상반기 시중은행들은 이자수익 확대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은행들이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는 고사하고 이자로 이익을 남기는 데만 관심을 두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 우리은행, 하나금융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5조8786억원으로 6조원에 달했다.

올해 금융당국은 금융자본의 건전성 회복과 신뢰성 제고를 기치로 내걸었다. 은행들은 쉬운 대출 증가가 자칫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을 놓지 말아야 한다.

또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민감한 모니터링과 함께 은행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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