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미화 기자] LG전자가 10분기 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휴대폰 사업으로 인해 실적에 아쉬움을 남겼다.

11일 LG전자는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증가한 15조 2279억원, 영업이익은 82.2% 늘어난 51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의 경우 3분기 실적으로 역대 최대치며, 전체 분기로 따져도 2014년 4분기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3분기로는 2009년 3분기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LG전자의 3분기 실적에 다소 실망한 분위기다. 매출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영업이익이 전망치에 못 미쳤기 때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14조5423억원, 5732억원이었다.

업계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 배경에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휴대폰 사업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6의 판매가 부진한 데다 LG전자가 하반기 새로 선보인 중가 Q시리즈, 전략 스마트폰 V30의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영업 손실 폭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전자는 TV와 가전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뒀지만 휴대폰 부문의 경우 적자가 발생했다”며 “삼성전자, 애플 등의 신제품 출시 여파로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마케팅비 집행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잘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부문별 실적은 공시되지 않았지만 현재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MC사업본부는 2천억원대의 영업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MC 사업 부문은 출하량 증가가 크지 않고 평균판매단가(ASP)도 소폭 하락해 손실 폭을 2천억원 이상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스마트폰 마케팅비 증가로 손실 폭이 전 분기 대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2천135억원의 영업 손실을 예상했다.

따라서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앞서 MC사업본부는 지난해 1분기 2천22억원, 2분기 1천535억원, 3분기 4천364억원 4분기 4천670억원 등의 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이 2억원에 그쳤지만 지난 2분기 다시 1천324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G6의 판매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했고 V30의 경우 실적이 실제로 4분기에 반영되기 때문에 3분기 MC사업본부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휴대폰 사업의 4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는 점이다. V30는 현재 경쟁작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V30는 V 시리즈 최초로 OLED를 탑재하고 동영상 촬영에 최적화된 카메라 기능 등을 선보였다. 다만 판매량이 품질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가 공고해져 LG전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두 회사와의 정면 승부를 피하는 식의 새로운 시장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 측은 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 등 미래 성장 기술의 확보를 위해 스마트폰 사업을 계속해서 키워나간다는 입장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이 본연의 역할만 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앞으로 로봇이나 스마트홈, 자동차와 같은 플랫폼에 연결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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