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미화 기자] 사실상 ‘총수 대행’을 해온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진 사퇴를 하면서 삼성전자의 인사 혁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당초 12월에 진행 됐던 사장단 인사를 다음 달 안으로 단행할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 속에 권 부회장까지 자리를 내놓으면서 조기 인사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서 권 부회장은 지난 13일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부품부문 사업책임자에서 사퇴함과 동시에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의장직도 임기가 끝나는 2018년 3월까지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인사의 시작은 총수 대행 역할을 이어가게 될 권 부회장의 후임 자리다. 현재로써는 윤부근 CE(소비자가전) 부문장(사장)과 신종균 IM(인터넷모바일) 부문장(사장),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CFO) 등 삼성전자의 전·현직 이사회 멤버의 역할론이 부각되는 상태다.

특히 윤 사장의 경우, 권 부회장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1953년생의 윤 사장은 지난 2012년부터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아오면서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의 혁신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윤 사장은 지난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국제가전전시회) 2017’에서 기자들에게 “면회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으며, 몇 가지 당부 사항을 전달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새 인물이 부상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사퇴한 권 부회장이 1952년생인 점을 고려하면 이후 1953년생인 윤부근 CE(소비자가전) 부문 사장과 1956년생인 신종균 IM(IT·모바일)부문 사장 등도 향후 순차적으로 자진 사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권 부회장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며 퇴임 배경을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 이익의 70%를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을 이끌 사람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같은 차원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사장, 전동수 의료기기사업부장 사장, 진교영 반도체총괄 메모리사업부장 부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OLED사업부 사업부장 부사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 중 유력하게 평가되고 있는 인물은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의 실적을 써내려간 것은 반도체를 책임지는 DS(부품·반도체) 사업부문의 역할이 컸기 때문.

김 사장은 1958년생으로 D램개발실 실장과 반도체 연구소장을 지냈다. 그는 삼성디스플레이 시장을 지냈고,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등을 거쳐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을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인해 삼성전자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1968년생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1960년대생 중심의 젊은 차기 후보 임원들이 경영 일선에 대거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동안 삼성 전자는 지난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입원한 이후 사장단 인사를 소폭으로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스타일이 명확하게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사 요인이 있기 하지만 현재 권 부회장의 후임 선정이나 올해 경영진 인사시기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젊은 차기 후보 임원들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후문에 대해서도 “권 부회장이 용퇴한 이후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추측일 뿐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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