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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밀반입’부터 ‘처분’까지…마약단속 구멍 숭숭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마약 사범 단속을 실시하고 압수한 대마초.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혜선 기자] “그람 당 15만원이요”

17일 본지가 판매자로 추정되는 SNS 계정에 ‘떨이 얼마냐’고 묻자 6분 만에 회신이 돌아왔다. ‘떨’은 담배처럼 종이에 돌돌 말아 피우는 ‘대마초’를 뜻하는 은어다. 구매방법을 묻자 이 판매자는 “입금하시면 계신 곳에 드랍한다”며 “최소 2그람 구매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거래는 오직 ‘비트코인’으로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마약 판매가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트위터 등 SNS에는 ‘대마팝니다’, ‘아이스작대기(주사기로 투입하는 필로폰)’ 등 계정 이름부터 마약 광고인 것들이 많았다. 한 계정은 ‘추석 휴무 안내’ 문구까지 적어 놓고 정기적으로 각종 마약류를 판매하고 있었다.

구매가 손쉬운 만큼, 마약사범 역시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대검찰청이 발간하는 ‘2016년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 적발된 마약사범은 1만4214명으로 ‘역대 최대’ 집계됐다. 전년도인 2015년 1만1916명에 비해 19.3% 증가한 수치다. 적발된 마약사범은 2012년 9255명에서 2013년 9764명, 2014년 9742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갈수록 심각해지는 마약 문제에 정부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약 불법 반입부터 압수된 마약 폐기·처분까지 각 부처 단속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

 

◇반입부터 처분까지 정부 단속에 ‘구멍’

밀반입 루트도 해상, 항공 등 국제우편을 이용해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가 직구를 통한 특송 화물 대규모 단속을 벌이자 밀반입자들이 ‘국제우편’을 선택해 마약을 들여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심재철 의원이 관세청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적발 건수 382건 중 ‘국제우편’으로 적발된 건은 240건으로 전체 건수의 63%를 차지했다. 이렇게 적발된 마약은 중량으로 따지면 1만5712g, 금액은 187억원에 달한다. 관세청 관계자는 “대규모 적발로 인해 특정 경로가 사회적 관심을 받으면서 다른 루트를 찾아 밀반입을 시도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폐기·처분 문제도 지적된다. 지난해 폐기된 마약은 3120건. 이중 95%인 2964건이 소각 처리됐고, 나머지 5%는 희석, 가수분해, 매립, 분쇄, 분쇄 후 희석, 용해, 파괴, 폐수처리 등의 방법으로 폐기됐다.

마약사범으로부터 수거한 몰수마약은 각 지자체에서 폐기되는데, 상당수 지자체에서 몰수마약 폐기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19개 자치단체 중 52개 곳에서 몰수마약 폐기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마약 폐기는 유출을 막기 위해 반드시 공무원 2명 이상이 참석해 폐기해야 한다. 그러나 경기 성남시 수정구와 분당구, 충남 태안군 등 7곳은 담당공무원 단독으로 마약류를 폐기했다.

또 마약류는 소각장이나 산업폐기물처리장 등 보건위해상 위해가 없는 장소에서 폐기해야 하지만 경북 영덕군 보건소는 지난해 5, 6월 두 차례에 걸쳐 양귀비 976그루를 보건소 주차장에서 소각했다. 전북 부안군과 임실군 등 38곳도 마약류를 보건소나 인근 공터, 창고에서 폐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 기록이 없는 곳도 있었다. 경상북도를 비롯한 여러 자치단체는 몰수마약 관련 규정 서식이 아닌 다른 서식으로 대장을 관리하고 있어 식약처의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프로포폴 등 ‘마약류’ 관리 부실도 마찬가지

병원 등에서 사용하는 프로포폴 등 ‘마약류’ 관리에도 안전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마약류 도난 건은 분실 건 2배를 넘어섰다. 복지위 소속 인재근 의원은 최근 5년간 마약류 도난 및 분실 건수를 분석하고 최근 5년간 분실, 도난된 마약류가 186건이라고 밝혔다. 이중 도난 건수는 133건, 분실 건수는 53건이었다.

도난 및 분실 건수가 가장 높은 마약류는 우유주사로 알려진 ‘프로포폴’이 5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최근 이영학 사건 등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졸피뎀’이 43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디아제팜’40건, ‘알프라졸람’27건, ‘로라제팜’24건, ‘미다졸람’, ‘페티딘염산염’이 각각 21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도난된 양으로 따지면 수면 유도제인 ‘디아제팜’이 9,996정 및 1,579앰플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간질치료제 ‘클로나제팜’이 7992정, ‘졸피뎀’ 5958정, ‘알프라졸람’ 3864정, ‘에티졸람’ 2413정, ‘로라제팜’ 2115정 순이었다. 우유주사 프로포폴은 454앰플 및 94바이알이 없어졌다.

최도자 의원은 “마약류 사범이 늘어남에 따라 몰수되는 마약류가 증가하고 있지만, 자치단체는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광역자치단체와 식약처는 몰수마약 관리에 대한 실태파악을 통해 기초자치단체가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하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선 기자  nav7396@wo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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