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신용은행 노조위원장 출신…보기 드문 이력 ‘눈길’

국민은행의 새 은행장으로 공식 선임된 허인 행장은 낙하산 인사를 비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홍보영 기자] KB국민은행 허인 행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16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 허 행장은 기존 시중은행장 중에서 찾아보기 힘든 신선한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허 행장 선임으로 KB사태 이후 이어져 온 지주회장-은행장 겸직 체제가 막을 내렸다. 2014년 선임된 윤종규 회장이 지주사와 은행장을 겸임해 왔다. 그런데 지난해 인수한 현대증권과 기존 KB투자증권이 합병된 KB증권이 출범하는 등 비은행 비중이 늘어나면서 은행장 선출이 필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허 행장은 몇 가지 쟁점에서 금융권에 공공연히 펴져 있는 낙하산 인사를 비껴간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먼저, 그는 장기신용은행 출신이라는 보기 드문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장기신용은행은 1998년 국민은행에 인수됐는데, 장기신용은행 출신의 고위직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1년가량 구 장기신용은행 노조위원장을 했다는 점이 눈에 띤다. 노조위원장 출신 중에 대형 시중은행의 행장까지 오른 사람은 없기 때문.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허 행장의 이 같은 출신 내력이 노사관계의 얽힌 매듭을 풀 수 있는 키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퍼지고 있다.

금융노조 출신 한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은 지연과 학연이라는 특수한 관계가 있어서 노조위원장을 하고 은행장에 오를 수 있지만 중앙의 경우는 다르다”며 “리더십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노조활동을 하고도 은행장까지 오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신 지역도 균형을 이뤘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전라남도 나주 출생으로 호남 출신이며 허 행장은 경상남도 진주 출신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허 행장이 은행 안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업무적인 역량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특히 영업이나 재무전략 등 기업금융에 많이 관여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경험치가 앞으로 국민은행을 이끌 방향키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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