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침체와 전월세가 상승이 가계의 씀씀이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소유자는 집 값이 오르지 않고 팔리지가 않아, 무주택자는 전세․월세가격이 뛰어서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동산시장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41.3%는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와 전․월세가격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고 답했으며, ‘실제로 지출을 줄였다’는 응답도 32.3%에 달했다.‘‘별 영향 없음’은 26.4%였다.

특히 무주택자의 경우 ‘지출을 줄였다’는 응답비율(42.8%)이 ‘소비심리가 위축됐다’(31.2%)는 응답보다 많아 전․월세가 상승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대별로는 ‘지출감소’란 응답이 20대는 10.2%에 불과한 반면 40대와 30대에서 각각 44.7%, 43.3%로 높게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에 대해 “최근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매매거래는 부진한 가운데 전세수요만 늘어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에게 고통”이라면서 “부동산경기가 정상화되지 않는 한 경제력이 취약한 무주택서민과 경제활동의 주력계층인 30~40대의 어려움이 가중돼 내수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도권 주민들이 집 문제로 겪는 가장 큰 고민 역시 ‘전․월세가 상승으로 인한 보증금 인상과 원치 않는 이사’(55.6%)로 나타났으며, 이어 ‘거래 부진으로 인한 주택매도 차질’(20%), ‘대출상환 부담증가나 대출곤란’(16.3%), ‘부동산경기 침체로 수입감소’(4.6%) 순이었다.

이렇듯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로 응답자 절반 이상은 ‘전세공급 부족’(50.8%)을 꼽았고, 다음으로 ‘전세 선호경향’(26.2%), ‘집주인 욕심’(15.6%)을 지적했다. (‘과거 전세가격 상승이 낮았던 데 따른 반등’ 7.4%)

대한상의는 “전,월세가격 상승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이른바 전․월세 상한제도가 추진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칫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면서 “전세난 해소를 위해서는 실수요가 많은 투룸이나 20~30평대 주택공급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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