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미화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성장 동력인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사는 각각 하만과, 퀄컴 등 글로벌 업체와 손을 잡고 자율주행차 부품 부문의 투자를 확대하며,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자율주행차 부품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 구조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19일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 ‘퀄컴’과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을 개발하는 공동연구소를 설립했다. 지난 2013년부터 전장 사업을 신성장 사업으로 삼아온 LG전자가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한 V2X(차량과 모든 개체 간 통신)와 같은 미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V2X는 ▲차량 대 차량(V2V) ▲차량 대 인프라(V2I) ▲차량 대 보행자(V2P) 등 차량과 모든 개체 간 통신을 이동통신 기술로 연결해 보다 안전한 교통 환경을 구축하는 기술을 말한다.

예를 들어 V2X 기술이 탑재된 차량은 차량 간 충돌을 경고해준다. 차량과 기지국이 실시간 교통 상황과 돌발 상황 정보를 교환해 운전 중 일어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운전자에게 미리 알릴 수 있다. 자동차가 보행자의 스마트폰을 인지해 운전자에게 보행자 접근 경보를 보내는 등 지능형 교통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LG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LG전자는 차량용 통신 및 커넥티드카 부품 분야에서 역량을 축적해왔다”며 “여기에 퀄컴의 최신 차량용 통신칩셋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력과 투자 규모 등은 공개할 수 없지만 자율주행차 부품 부문을 선도하기 위해 많은 투자가 이뤄질 계획”이라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이같은 행보가 삼성전자에 대응하는 전략적인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LG전자보다 전장 사업에 늦게 진출했으나 미국 전장기업인 하만과 함께 자율주행차 관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12월 전장사업팀의 신설에 이어 지난 3월 하만을 인수하며 자율주행차 부품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당초 전장사업팀 신설 시점이 경쟁 업체들에 비해 다소 늦었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하만 인수를 통해 역량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단기적으로는 하만을 중심으로 커넥티드카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전기차 핵심부품과 시스템·솔루션 분야 등으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하만의 커넥티드카 부문에 자율주행과 첨단 운전자지원시스템(ADAS)를 담당할 전략사업 유닛(SBU)을 신설했다. SBU는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와 협력해 더 안전 하고 스마트한 커넥티드카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3억달러(약 3400억원)의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를 조성해 스마트 센서, 인공지능 등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분야의 기술 확보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 펀드의 첫 번째 단계로 자율주행 플랫폼과 ADAS 글로벌 업체인 TT테크에 7500만유로가 투자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의 경우, 자율주행 기술 분야의 스타트업, 벤처기업 등에 대한 기술협력을 하기 위해 조성된 것”이라며 “현재 투자 기업들과 자율주행, 커넥티드 카 기술과 관련해 협업에 나설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업체와의 협력으로 자율주행차 부품 부문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에 있어 핵심 분야 중 하나인 반도체 업체와의 이번 협력이 사업 가치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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