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CT 업계, ‘AI’ 시장 선점 위해 너도나도 출사표

AI스피커 사용 모습. <사진=SK텔레콤>

[월요신문=김미화 기자]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AI(인공지능)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공개 된 AI 플랫폼은 단순한 정보검색을 넘어 1인 가구의 대화, 감성까지 공유하는 기계 이상의 역할까지 수행하는 모습이다.

AI 플랫폼으로 대표되는 것은 스피커다. AI 스피커는 이동통신사들이 첫 선을 보였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9월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 한 이후 현재 가입자 25만명을 돌파한 상태다. 누구는 SK텔레콤의 다양한 인프라와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음악, 날씨 등 생활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지난 9월부터 T맵과의 결합으로 이동환경에서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KT의 AI 스피커는 지난 1월 선보인 ‘기가지니’다. 가입자 30만명을 돌파한 기가지니는 IPTV와의 결합으로 TV화면을 연계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강점이다. 원하는 VOD와 콘텐츠 시청이 음성 명령으로 가능해 편의성이 높다. KT 관계자는 ”공간 제약 없이 휴대할 수 있는 기가지니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며 “앞으로 자동차나 회의, 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통사 가운데 마지막으로 AI 시장에 뛰어든 LG유플러스의 경우, 자사 AI플랫폼이 탑재된 인공지능 로봇 ‘페퍼’를 지난 11월부터 선보이고 있다. 로봇 페퍼에 인사, 날씨, 지식검색 등 다양한 분야의 대화 및 맞춤형 상품추천 기능을 제공 가능케 한 것.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페퍼 서비스를 1년 동안 시범운영하고, 이후 비즈니스 모델 확대를 검토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AI 스피커의 경우, 페퍼와 별개로 오는 12월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ICT 업체들이 AI 스피커에 집중하는 이유는 현재 AI 스피커가 AI 기술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제품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AI 스피커의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21억 달러(2조3751억)를 기록하며, 연평균 42.3% 급성장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가하면 AI스피커에서 진화해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을 바탕으로 협업을 하고 있는 업체들도 눈에 띈다. 네이버-LG전자와, 카카오-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네이버의 경우, 생활가전 제품에 자사 AI 플랫폼 ‘클로바’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의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허브 ‘스마트씽큐’에 클로바 기능을 탑재한다는 것.

클로바가 스마트씽큐에 적용되면 음성으로 LG전자의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로봇청소기 등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스마트씽큐 허브는 클로바를 통해 음성검색, 일정관리, 날씨알림, 음악듣기 등 다양화된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네이버의 방대한 데이터가 LG전자 가전제품에 적용될 경우 확장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도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시장 선점을 위해 나선 상태다. 양사는 지난 12일 업무협약을 맺고 카카오의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연동해 스마트가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로 인해 사용자들은 카카오미니를 통해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또 냉장고 안 내용물을 확인해 부족한 식재료를 카카오톡을 통해 주문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가전제품의 소모품 상태와 교체 주기를 카카오톡 메시지로 알려주고, 기기가 고장나면 AI가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스마트 사후 관리 기능 개발도 추진 될 전망이다.

이같은 흐름에 대해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가전제품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장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가전업체들도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생태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향후 경쟁력을 높여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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