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포스코 이어 현대제철, 1일 내진 철강재 ‘H CORE’ 발표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현대제철 내진강재 브랜드 ‘H CORE(에이치코어)’ 론칭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세레모니 후 H CORE 모형을 앞에 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현대제철 강학서 사장, 타워스틸 신동호 대표, 대한건축학회 하기주 회장, 현대제철 우유철 부회장,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 산업통상자원부 박기영 국장, 한국철강협회 송재빈 부회장, 현대제철 김영환 부사장<사진=현대제철>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전형적인 B2B(기업간거래) 업종으로 다소 무거운 이미지를 가졌던 국내 철강업계가 제품의 브랜드화를 통해 자사의 기술력을 알리는 한편, 기업 이미지 변신도 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내진 철강재 전문브랜드인 ‘H CORE(에이치코어)’를 발표했다.

현대제철은 내진용 철강재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은 2005년 국내 최초로 내진성능이 확보된 SHN(건축구조용 H형강)을 개발한 후 지속적으로 내진 철강재 관련 연구 및 개발을 진행 중이다. 최근엔 SD500S/SD600S 내진용 철근을 개발, 생산체제를 구축해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내진용 전문 철강재 ‘H CORE’는 지진의 충격을 흡수, 지각의 흔들림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성능을 지닌 제품으로 일반강재 대비 높은 에너지 흡수력·충격인성·용접성 등의 특성을 가졌다. 이를 건축물에 적용할 경우 외부 충격으로부터 거주자의 안전도를 높이는 효과를 갖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도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며 내진용 철강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건축물에 대한 내진설계 의무가 강화되는 등 관련법령의 정비도 뒤따르고 있어 H CORE의 수요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포스코는 올해 ‘기가스틸’을 앞세워 제품 홍보를 진행 중이다. 기가스틸은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초고강도강판으로, 기존의 자동차강판보다 가벼운 점이 특징이다. 기가스틸을 자동차 소재로 적용하면 알루미늄 등 대체소재에 비해 경제성, 경량화는 물론 높은 강도로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10원짜리 동전 크기로 10t의 하중을 견뎌내는 괴력의 철로 알려져 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달 31일 ‘글로벌 전기차 소재 포럼 2017’을 열고 자동차 경량화 시대에 대응하는 포스코의 종합적인 역량과 경량소재인 기가스틸에 대한 소개 등 자사기술력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한 바 있다. 자사가 개발한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기업 이미지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국제강은 이 둘 기업보다 더 먼저 브랜드화를 추진했다. 동국제강은 2011년 철강업계 최초의 브랜드 제품인 ‘럭스틸’을 론칭한 이후 가전제품용 컬러강판 브랜드 ‘앱스틸’과 코일철근 브랜드 ‘디코일’을 순차적으로 내놓고 있다. 럭스틸은 건자재용 프리미엄 컬러강판 브랜드로서 당시 중국산 저가 제품으로 수익성 악화에 빠졌던 동국제강의 회생에 혁혁한 공을 세운 제품이다.

럭스틸은 지난해 하남 스타필드에 문을 연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스튜디오와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매장의 외장재로도 적용됐다.

동국제강은 럭스틸을 주력제품으로 두고 이를 적용한 실제 건축물 디자인 대회도 여는 등 자사 브랜드 제품의 홍보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철강업계에 부는 브랜드 전략을 두고 ‘신선한 바람’이란 평가다. 그간 그 어느 산업보다도 보수적이라는 평을 받아왔던 철강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함으로써 자사의 기술력을 알리는 동시에 딱딱한 이미지도 탈피할 수 있을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전략적인 마케팅으로 브랜드가치를 높이면 실제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은 2011년 럭스틸 론칭 이후 제품 판매량이 2013년 4만7000톤에서 지난해 10만톤 수준까지 크게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계에서도 브랜드 전략은 기존의 시장기반을 유지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된다”며 “기업은 브랜드를 통해 경쟁사에 대비되는 제품 및 서비스를 알리고 또 시장에서의 선제적인 입지를 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제품의 기술력이나 우수성이 기본전제가 돼야겠지만 최근 철강산업에 불고 있는 제품 브랜드화 전략을 마케팅적으로 잘 활용하면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기업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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