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23일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하나금융지주 계열 하나캐피탈을 압수수색했다.

합수단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동 하나캐피탈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유상증자 관련 서류가 담긴 컴퓨터 3대 등을 확보하고 오후 2시께 압수수색을 마쳤다.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9월 퇴출을 앞둔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14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김승유(69)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달라'는 김찬경(55·구속)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부탁을 받고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하나캐피탈은 미래저축은행 소유의 그림 5점과 김 회장의 주식, 미래저축은행 사옥 등을 담보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하나캐피탈의 유상증자 참여 시점과 그림을 담보로 잡고 투자한 점 등이 석연치 않은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경위와 투자과정 등을 살펴 볼 방침이다.

또 김 회장이 청탁 대가로 김 전 회장과 천신일(69·구속집행정지) 세중나모 회장에게 금품을 건넸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합수단은 김 회장으로부터 천신일(69·구속집행정지) 세중나모 회장을 통해 김 전 회장을 소개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2010년 7월 하나은행이 김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는 충남 아산의 '아름다운 골프장' 회원권 18억원어치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합수단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들과 김 전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김승유 전 회장은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 청탁 의혹과 관련, "정상적인 투자였다"며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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