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와 부동산 대책에 따른 풍선효과로 풀이

2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의한 풍선효과로 10월 주요은행 개인신용대출이 증가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홍보영 기자] 정부가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대대적인 가계 빚 청산에 나섰다. 그런데도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한 달 새 약 1조7000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규제가 무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주요은행의 10월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95조6265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7729억원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신용대출까지 포함하면 개인신용대출 증가량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신용대출 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과 집단대출도 각각 1조6000억원, 1조3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5개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기준으로 373조2342억원으로 잠정 추산됐다.

전월 371조5900억원에 비해 1조6442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 9월 증가폭 2조5887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증가세는 여전했다.

아파트 집단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전월보다 1조3790억원 늘어난 115조2861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분양 아파트가 많아 중도금 대출 수요가 꾸준히 있다”며 “그러다보니 집단대출이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다만,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의하면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량은 3749건으로 전월 8350건에 비해 55%나 감소했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해서는 71% 줄어든 것이다.

정부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중심으로 주담대 LTV(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최고 30%까지 강화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가계부채대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개인신용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이유로 금융권 관계자는 “추석연휴와 이사철 수요로 인해 마이너스 통장 사용 등으로 가계 신용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풍선효과까지 겹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명절 전달에는 명절 보너스 영향으로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줄었다가 명절 다음 달에는 지출과 함께 가계 신용대출도 늘어나는 게 보통”이라며 “실제로 5개 은행의 9월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652억원 줄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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