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조원의 약속 이행과 한미 FTA 재논의 대책 마련 시급”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을 통해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세일즈 외교에 성공했다. 사진제공=뉴시스
4783억 달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외교로 얻어낸 수입 총액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아시아 순방은 세일즈 외교로 판명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방문지인 일본에 가서 아베 총리와 긴밀한 우애를 나누는 듯 하더니 곧바로 사업가 본색을 드러내며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제기해서 1500억 달러에 달하는 성과를 얻어냈다. 일본은 미국 무기 구입 확대 및 공적연금 대미투자를 약속했고, 무역 불균형 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논의를 합의했다.
 
우리나라에 도착해서도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며 748억 달러에 이르는 대미 투자 및 미국 무기 구입 확대, 그리고 한미 FTA 재논의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확약받았다. 물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대북메시지를 발표했지만 화려한 미사여구와 실리를 교환한 셈이다.
 
트럼프 식 세일즈 외교의 대미는 중국 방문에서 장식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을 자금성을 통째로 내주는 이른바 ‘황제 의전’을 선사한 데 이어, 무려 2535억 달러라는 통 큰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막대한 대미 투자를 얻어내면서 화려한 수사로 한·중·일 정상에게 보답했다. 아베 일본 총리에게는 굳건한 미일 동맹을 약속했고, 한국에 와서도 청와대가 우려했던 대북 돌출발언 대신 여야 정치권의 찬사를 받을 정도의 명연설을 남겼다. 중국에 가서도 “나는 중국을 비난하지 않는다”는 단 한 마디로 시진핑을 흡족케 했다.
 
트럼프는 ‘세일즈 외교’의 정석을 그대로 보여줬다. 자신이 방문하는 국가를 철저히 분석해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꼭 집어 만족시키며,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제시해 ‘실리’를 챙기는 방식을 고수했다.

특히 지난 8일 국회 연설은 명연설로 명성이 자자하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정확히 정제해 한국이의 자부심을 한껏 고무시키며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 제시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트럼프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남았다. 트럼프의 명연설에 환호하기 보다는 약 84조원에 달하는 대미투자와 미국 무기 구입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면밀히 모색해야 한다.
 
특히 한미 FTA 재논의에 나설 대표단은 트럼프 정부와의 협상에서 대한민국 국익을 최대한 지켜야 할 것이다. 트럼프의 진 면목을 1박2일 동안 확실히 느꼈다면 말이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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