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여전사, 한계차주 상환능력 저하로 건전성 하락 우려

 

한국은행은 지난 9일 국내경제의 성장세와 물가 흐름을 토대로 기준금리를 올릴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월요신문=홍보영 기자] 금리가 오를 것이란 관측에 금융업권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여러 금융기관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에 은행‧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일부 비은행 금융 산업의 수익성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의 총자산은 올해 6월말 5060조원으로 전년동월말 대비 5.8% 증가했다. 이중 비은행 금융기관은 46.5%의 비중을 차지, 2012년 44.5%에 비해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저금리 기조에서 은행의 대출태도가 강화되고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되면서 비은행 금융기관이 금융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산업별 총자산 추이에 따르면, 비은행 금융기관 중 생보의 총 자산은 813조원으로 금융 전체에서 16.1%의 비중을 차지했다. 상호금융은 589조원으로 11.6%, 증권은 400조원으로 7.9%, 손보는 265조원으로 5.2%, 여전은 231조원으로 4.6%, 저축은행은 55조원으로 1.1%를 차지했다.

특히 은행 대출문턱을 넘지 못한 취약차주들이 몰리면서 저축은행, 여전사, 상호금융의 대출자산은 2015년 이후 고성장을 기록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금융 건전성은 저축은행을 제외하고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대로 양호한 수준이다.

저축은행은 지난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6%를 기록, 건전성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2013년 말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1.8%였다.

하지만, 앞으로 금리가 상승되면 저축은행과 여전사의 건전성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시은 KDB산업은행 미래전략개발부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의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과 여전사는 금리가 상승하면 한계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로 건전성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법정 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하락하게 되면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수신기능이 없는 여전사의 경우 자금조달을 채권발행, 차입 등에 의존하고 있어 조달비용 상승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비해 은행과 보험사는 금리상승 효과에 기대 영업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올해 6월말 1.25%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건전성 향상을 나타냈다. 이는 기존 부실채권 상각‧매각, 신규부실 감소 등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상에 따른 예대금리차 확대로 은행의 이자이익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규제 강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차주의 신용등급도 개선된 터라 효과는 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사는 1990년대에 판매했던 금리확정형 상품의 역마진 부담 축소, 대출자산의 이자마진 상승, 운용자산 수익률 개선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이 연구원은 내다봤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