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견적 쉽게 확인’ 긍정적 측면…“영업점 딜러 생계유지 고려해야” 우려도

<사진=르노삼성차>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국내 완성차 회사인 르노삼성자동차가 최근 온라인 쇼룸에서 차를 구매할 수 있는 ‘e-쇼룸’을 전 차종으로 확대했다. e-쇼룸은 구매자가 직접 온라인 쇼룸에서 차량 견적을 내보고 카카오페이, 신용카드로 청약금을 결제하는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스템이다.

르노삼성차는 홈페이지 내 e-커머스 페이지인 e-쇼룸을 구성하고, 현재 판매되는 모든 차종의 판매 가격과 차량 트림, 옵션, 컬러, 액세서리, 보증상품 및 탁송비 등 상세한 사항을 서비스한다. 이를 토대로 상세견적을 산출하고 구매 청약까지 마무리 할 수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에 따르면 청약금을 결제할 시 그렇지 않은 고객에 비해 출차시기가 앞당겨지며, 실제 구입을 원하지 않는 고객들에게는 온라인으로 환불이 가능하다.

사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스템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평가였다. 국내 자동차 판매시장에선 대부분의 고객들이 영업점 딜러를 통해 차량상담을 충분히 거친 후 실제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고가의 제품인 만큼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서도 차량상담은 중요한 부분임이 분명하다.

다만 현재 딜러를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했던 차량 견적을 소비자가 ‘직접’, ‘편한 시간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측면으로 평가된다. 딜러를 통해 차량견적을 확인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고객들에게도 보다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서울에서 근무중인 한 직장인은 “그간 가벼운 마음으로 차량 견적만 내보고 싶어도 보통은 딜러들을 통해야했기에 ‘꼭 구매해야 할 것만 같은’ 부담감이 들어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며 “내가 원할 때 온라인으로 상세 견적을 확인해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편리한 이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여성들의 경우에는 주변에 딜러로 일하는 지인이 없을 경우 아예 모르는 딜러들한테 견적을 내달라고 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그런 사람들도 ‘한번쯤’ 사이트에 접속해 견적을 내볼 수 있을 테고 르노삼성차에 대한 없던 관심도 생기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차의 e-쇼룸을 통해 아직 원스톱으로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구매 청약 시 본인 인증 과정을 거쳐 카카오페이와 같은 온라인 간편결제 또는 신용카드를 통해 청약금을 결제하면 구매자가 선택한 영업점으로 계약 정보가 전달, 고객이 내방하면 담당자가 자필 계약서 작성을 비롯한 세부적인 차량 판매 절차를 안내하게 된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도 영업점 딜러들의 생계를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고객의 정보를 미리 습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영업활동이 비교적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e-쇼룸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차량정보를 미리 입력해두기 때문에 영업점에서 소요되는 상담시간을 축소할 수 있고 고객의 니즈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쇼룸에서는 3년/6만km 신차 보증 기간을 초과해 최대 7년/14만km까지 보증을 연장할 수 있는 해피케어 프로그램 선택여부와, 구매방법을 할부로 할 경우 조건에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하면 세부적인 상환계획도 확인할 수 있다.

구입희망 차량의 연비, 배기량, 등급, 최대출력과 최대토크 등 구체적인 정보 확인도 물론 가능하다. 또한 카카오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담 받을 수 있는 1:1 채팅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그동안은 차량 견적과 관련해 구체적인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온라인 창구가 없었다”면서 “e-쇼룸을 통해 고객들에게 차량 구입에 대한 사전경험을 제공하려는 차원에서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e-쇼룸은 온라인 구매라는 최신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차량 선택에서 청약까지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업계 처음 도입한 혁신적인 시스템”이라며 “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차차 반응을 살핀 뒤 단계적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현재 영업점 딜러들에 기반한 자동차 판매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시스템에 대한 범위가 향후 구입을 ‘완료’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가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야 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있고 딜러들의 반발이나 생계유지를 고려해서도 온라인 쇼핑의 완성화 단계까지는 많은 고민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스템 발전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9월부터 QM6 모델 단독으로 온라인 구매청약이 가능한 e-커머스 서비스를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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