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도 시험대에 올라”

 

전병헌 전 정무수석의 전격 사퇴로 청와대는 추가 정무수석 인선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사퇴로 후임 정무수석 인선이 청와대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정무수석은 청와대와 국회의 대화 창구로서 원만한 소통 능력과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되는 자리다. 현재 심의중인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헌법재판소장 임명 등 산적한 정치 현안들을 처리해야 하는데 정무수석의 부재는 청와대로선 뼈아픈 상처가 됐다. 

전병헌 전 수석이 중도 성향으로 지난 5월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전략본부장을 역임하며 야당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록 측근 비리 의혹으로 중도에 낙마를 하긴 했지만 현 여권 내에서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인정받았던 탓에 후임 정무수석 인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문 대통령과의 정치적 교감과 야당과의 소통 그리고 정치력을 고루 갖춰야 한다. 특히 최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불발로 악화된 야권과의 관계 개선이 급선무이다.

현재 거론되는 인사는 강기정·김성곤·오영식·최재성 전 의원 등이다. 이들 중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인사도 있고, 야당과의 관계가 껄끄러운 인사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져 조기 인선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또 청와대가 고민해야하는 부분은 현재 야권의 집중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이다. 전 전 수석의 낙마 이유가 된 한국e스포츠협회 건은 이미 언론에 부각돼 전 전 수석이 지난 2016년 총선 낙천의 주요 사유가 됐던 일이다. 

최명길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전병헌 수석의 사퇴와 관련해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첫 번째 업무가 아마 정무수석 후보자의 검증이었을텐데 실패한 것”이라며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을 질타했다.
 
만약 후임 정무수석도 각종 의혹과 논란이 발생한다면 청와대가 맞이할 정치적 타격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여권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월요신문>과의 만남에서 “청와대의 고민이 예상외로 클 것이다. 특히 야권과의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청와대 코드에 맞는 인사가 정무수석을 맡는다면 정국 경색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청와대가 이번엔 인사검증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해 경색된 정국을 풀어줄 정치력과 소통 능력을 갖춘 인사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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