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세일 페스타’ 대신할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의 자리는 ‘아직’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운영 중인 롯데 블랙 페스타 행사장에서 많은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유수정 기자)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저번 ‘코리아 세일 페스타’때보다 할인 품목이나 가격들이 더 괜찮은 것 같긴 해요. 아무래도 롯데가 직접 기획한 행사다보니 아무래도 소비자 입장에서 티가 나긴 하네요. 사실 경품행사에 당첨되긴 힘들겠지만, 혹시 모르니 이것도 참여하고 가려고요.”

17일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들이 5일간의 세일 축제인 ‘롯데 블랙 페스타’(Lotte Black Festa)를 시작한 가운데,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9층 이벤트 행사장을 찾은 김소현 씨(33·여)는 이 같이 말했다.

롯데 유통BU는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유통계열사인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롯데닷컴, 롯데하이마트, 세븐일레븐, 롯데시네마, 롭스, 롯데멤버스, 롯데몰(자산개발) 등 총 11개 유통계열사가 총 출동한 ‘롯데 블랙 페스타’를 개최했다.

이들은 ‘1년에 딱 한 번 찾아오는 기적 같은 할인과 쏟아지는 혜택’, ‘단 5일간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들썩이게 할 특별한 축제가 시작된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쇼핑축제’ 등의 문구를 내걸고 일제히 할인행사에 들어갔다.

아무래도 그룹 측에서 직접 기획한 행사다보니 정부의 주도 하에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로 개최됐던 ‘코리아 세일 페스타’ 때보다 훨씬 더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아무래도 대규모 경품행사였다. 100여만원 상당(갤럭시노트8 64GB)의 스마트폰만을 경품으로 제공했던 지난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는 달리, 이번 ‘롯데 블랙 페스타’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경품이 또 다시 등장했다.

롯데 측은 2017년 롯데월드 타워(전망대 서울스카이 등) 공식 오픈 및 지주사 출범 등을 기념해 롯데월드 타워가 새겨진 최대 2000g의 골드바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롯데백화점(아울렛 제외),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슈퍼, 롯데몰, 롯데월드몰, 롯데피트인 등이 진행하는 이번 경품행사에는 1등 당첨자(1명)에게 골드바 2000g과 쇼핑지원금 3000만원을 증정한다. 2등(2명)과 3등(3명) 역시 각각 1000g과 500g의 골드바와 쇼핑지원금 1500만원, 700만원씩을 제공한다.

약 1억원 상당의 금괴와 3000만원의 쇼핑지원금이 경품으로 지급된다는 말에 소비자들은 ‘설마 되겠어’라고 말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너도나도 참여하는 모양새였다.

이날 행사장에 방문한 김미선 씨(52·여)는 “솔직히 당첨은 안 되겠지만 또 모르지 않느냐”면서 “롯데백화점 본점 정문에서 추첨으로 진행한다니 예전에 홈플러스가 경품으로 사기를 쳤던 일처럼은 안 할 것 같아 조금이나마 기대는 해보려 한다”고 말하고 동행한 딸과 함께 이벤트에 참여할 뜻을 전했다.

롯데마켓 999에 골드바 경품 이벤트 참여 부스가 마련됐다. (사진=유수정 기자)

롯데의 대규모 경품 행사는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보다 많은 계열사(▲롯데백화점(엘롯데 포함)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슈퍼 ▲롯데몰 ▲롯데월드몰 ▲롯데피트인 ▲롯데닷컴 ▲롯데홈쇼핑(아이몰 포함) ▲롯데시네마 ▲세븐일레븐 ▲롭스)가 참여하는 온라인 행사는 엘포인트 통합 ID 보유회원이라면 누구나 각 사 홈페이지 내 경품행사 페이지에서 응모 가능하다. 오프라인 행사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온라인 역시 500g의 골드바와 쇼핑지원금 700만원(1명)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롯데백화점의 온라인몰인 엘롯데에서는 지난 11일 펼쳐진 중국 광군제를 떠올리듯 11과 관련한 행사가 한창이었다. 11개의 유통사가 참여하는 만큼 롯데 역시 11을 메인 숫자 키워드로 삼고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이었는데 1등부터 3등까지 각각 1명, 11명, 111명 등 총 123명을 추첨해 조건 구매금액의 최대 11%를 페이백 해주고 있었다.

경품 이벤트 외에도 소비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가격적 강점도 눈에 띄었다. 대표상품으로는 롯데백화점의 경우 엠비오 슈트를 9만9000원(입점점포에 한함)에, 하이마트는 대우 양문형 냉장고(FR-S722PRESB)를 83만9000원에 판매하고 롯데상품권 5만원권까지 추가로 증정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온리프라이스 인절미스낵, 크리스피계란쿠키, 국내산 21곡 크리스피롤 미니를 각 2000원에 판매하고 있었으며, 롯데슈퍼는 온라인 슈퍼 한정 운영으로 경기미 20kg를 4만2900원에 판매했다.

이밖에도 롯데닷컴이 뉴발란스 구스다운 재킷 3종을 각 26만9100원에, 롭스가 롭스 플라센타 크렘 스트뤽뛰랑뜨(50ml)를 19000원에, 롯데홈쇼핑이 LBL 캐시미어 100 지블리노숄을 12만9000원에 판매했다. 롯데시네마 역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2인 관람권을 1만4000원에 내놨다.

‘유통 괴물’로 불리는 롯데의 11개 유통사가 총 출동한 ‘롯데 블랙 페스타’는 말 그대로 유통 괴물의 위엄을 보여주길 작정한 듯 보였다. 최대 70% 할인을 내건 브랜드도 많았으며, 온라인 최저가를 뛰어넘는 제품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 블랙 페스타’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의 광군제처럼 하나의 고유명사로 자리하기까지는 일반 할인행사나 세일기간에 비해 특별한 점이 없었다. 또한 미흡한 행사 홍보로 보다 대중들에게 이를 알리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는 목소리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롯데 하이마트 역시 상품권 증정 및 캐시백 등의 혜택을 내걸고 롯데 블랙 페스타에 동참했다. (사진=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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