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유수정 기자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2017년은 유달리 오너 리스크는 물론, 본사의 갑질 논란과 사내 성추행 논란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했던 한 해였다.

이 같은 사건이 이슈화되고 날이 갈수록 골이 깊어짐에 따라 기업이 지닌 윤리성은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국민들은 기업의 악의적 행태를 비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불매 운동’을 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은 기업의 윤리성과 도덕성 등을 비판할 수 있는 가장 막강한 수단이자 방법이었다.

그러나 막상 피해를 입는 것은 기업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상공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는 실정이다.

가장 최근 불거진 사건으로는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가맹점 욕설 논란’이 있다. 가맹점주와 본사 측이 각각의 상반된 주장을 펼치며 팽팽히 맞서는 상황 속에서 아직 그렇다할 결론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갑질을 일삼은 BBQ에 대해 불매 운동을 선언하고 나섰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BBQ의 경우 불매 운동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다른 가맹점에서 받게 됐다. 이는 앞서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이나 ‘미스터피자’의 오너 리스크로 인해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입었던 사례와 유사하다.

한샘의 성폭행 논란 역시 마찬가지다. 어찌 보면 이 같은 성적 논란을 개인의 사생활 문제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후 기업 측에서 혹여나 잘못된 대처를 취했다 하더라도 결국 불매 운동으로 인한 피해는 가맹점에서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은 기업의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가장 발 빠르고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대부분 기업의 이익 및 운영 구조는 본사의 단독적인 손망실보다는 우리 주변의 소상공인과 근로자들이 엮여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 측에서 국민의 공분을 살만한 불미스러운 일들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건에 앞으로는 무조건적인 불매 운동 보다는 보다 성숙한 의견 전달 방식을 고심해야 할 것이며, 기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구체적인 구제책 등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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