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사실무근” VS 노조 “거액자산가 유치 비현실적”
직원들 잇단 성과급 감축에 불만 고조, 구조조정 우려도

대신증권이 본격적인 HNW 고객 영업을 위해 개설한 WM센터 1호점 전경. <사진=대신증권>

[월요신문=홍보영 기자] 대신증권이 비용절감을 위해 영업점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기준의 추가 상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해 7월 성과급 지급 기준을 총자산 1000만원 이상으로 상향한데 이어 올해 초 4000만원 이상, 지난 7월부터는 7000만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사측의 성과급 지급 축소 움직임이 본격화됨에 따라 대신증권 직원들은 사측이 내년에는 총자산 1억원 이하의 계좌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성과급에서 제외하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대신증권지부(이하 대신증권 노조)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올해 7월부터 7000만원 이하 계좌의 경우 영업점 직원들의 사번이 자동으로 삭제되도록 조치했다. 이로 인해 영업점 직원들의 인센티브가 크게 축소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특히 사측이 1억원 이상의 ‘거액자산가(HNW)’ 유치와 ‘부동산펀드’ 판매실적 향상 등을 중점사업으로 변경한 것을 두고 영업점의 성과급 축소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사측은 리테일사업 변경을 통해 영업점 직원들에게 3개월에 한 번씩 지급하던 조직성과급을 없앴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HNW 유치에 따른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어 총 인센티브는 오히려 늘어났다”고 해명했지만, 노조 측은 직원들이 1억원 이상의 거액자산가 고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토로했다.

노조 관계자는 “HNW와 부동산펀드 상품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워낙 커서 전체 인센티브는 증가했을지 몰라도 사실상 대다수의 직원에게 돌아갔던 혜택은 사라졌다”며 “제도 시행이후 포상금을 받아간 직원은 전체 영업직원의 50~60%에 불과했다”고 개탄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5년 내 부동산 전문 펀드사 도약을 목표로 부동산펀드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본업인 증권을 뒷전으로 하고 수익이 되는 부동산펀드에 매진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이러한 추세로 볼 때 머지않아 1억원 이하의 계좌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성과급 반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신증권 관계자는 “현재 7000만원 이하 계좌의 경우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과급 기준을 1억원으로 상향한다는 소문은 억측”이라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사측은 “그동안 성과급 체계 변경시 직원들의 서면동의을 받았다”며 전혀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익명보장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불이익을 우려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측의 해명에도 직원들은 쉽사리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실제로 경비절감을 위한 영업점포 통폐합과 인력감축이 지속되고 있다. 대신증권 영업점 수는 2012년 7월을 기점으로 116개였던 점포가 현재 절반 이하인 54개로 줄었고 ‘동대문 지점’도 올해말 문을 닫는다. 또 최근 2년간 두 차례의 희망퇴직을 통해 400명 이상을 내보낸 전력도 있다.

아울러 대신증권이 올해 3월 ‘고객서비스 향상’이란 명목으로 로보 어드바이저(인공지능 투자자문)를 선보이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AI가 자신들의 업무를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제기되기도 했다.

수익률 제고에 나선 사측과 성과급 감소로 불만이 커지고 있는 직원들 사이에서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노사가 타협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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