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한국마사회가 또 낙하산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공기관의 차기 회장 공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 인사 내정설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마사회 안팎에서는 더이상 낙하산 인사로 인한 풍파에 휩싸여서는 안된다는 우려와 함께 내부 및 전문가 출신 마사회장이 조직 쇄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8일 마사회에 따르면 사표를 제출한 현 이양호 회장의 후임을 뽑기 위한 공모지원 접수를 지난 15일부터 26일까지 마감한 결과 총 6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는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30일 면접을 진행한 뒤 다음 달 1일 후보군을 2~3배수 정도로 압축할 계획이다.  

아직 본격적인 절차가 진행되기도 전이지만 마사회 안팎에서는 벌써 내정설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내홍을 겪었던 한국마사회의 차기 회장에 여당 출신인 김낙순 전 의원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마사회 내부가 벌써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지난 대선 기간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다. 또한 과거 코미디언 심형래씨가 설립한 영구아트무비의 대표직을 잠시 맡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경영인으로 활동한 기간은 길지 않았고 말(馬)산업에 종사한 경력은 전혀 없다. 이에 따라 조용하던 마사회 노조도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려고 하는 모양새다. 마사회 노조 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바도 없는데 공식 입장을 내놓기는 어렵다"면서도 "지금 내정설에 거론되는 인사가 후보로 지원했는지 조차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소식이 전해지면 바로 입장을 내보이겠다"고 말했다.

역대 마사회 회장은 정권마다 정치인이나 관료가 '낙하산'으로 내려오거나 정권 최측근이 선임되는 악습이 되풀이돼 왔다. 이러한 악습을 끊지 못하는 한 마사회의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과거 낙하산 인사들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낙하산의 특징은 마사회를 위한 경영보다는 자신의 정치행보를 위해 조직을 이용하여 부정한 이권개입과 인사청탁이라는게 노조 측의 목소리였다. 

마사회는 그동안 36명의 회장이 거쳐갔지만 내부 승진 통해 회장직에 오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노조 한 관계자는 "마사회는 그동안 내부 직원 출신의 CEO가 배출된 적이 단 한차례도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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