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모델 SM6·QM6도 침체…11월 내수 판매량 완성차 5개社 중 최하위

르노삼성차 QM6<사진=르노삼성차>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내수 부진에 빠진 르노삼성자동차가 올 11월 실적에서도 ‘꼴찌’를 면하지 못했다. 주력 모델인 SM6·QM6의 인기가 시들해진 점, 특히 소비자의 이목을 끌만한 신차의 부재가 주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4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11월) 총 2만5759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중 내수와 수출은 각각 8302대, 1만7457대다.

주요 완성차 5개사의 11월 내수 판매량을 살펴보면, ▲현대차 6만3895대 ▲기아차 4만9027대 ▲한국GM 1만349대 ▲쌍용차 8769대 ▲르노삼성차 8302대 순. 르노삼성차는 지난 5월부터 7개월 연속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내수실적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실적이 계속해서 안 좋았던 건 아니다. 르노삼성차는 올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내수·수출에서 모두 성장세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SM6와 같은 해 9월 출시된 QM6가 판매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올 상반기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내수판매를 12.7% 늘리는 등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상반기 판매량을 두 자릿수 비율로 늘렸다. 르노삼성이 상반기까지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자동차는 총 5만2882대. 이중 SM6(2만3917대)와 QM6(1만3920대)의 판매 비중은 71%에 달했다.

하지만 SM6와 QM6 신차 효과는 그리 길지 않았다. 출범 당시 ‘중형차의 새 기준’을 마련했단 평을 얻은 세단 SM6는 출시 두 달 후인 지난해 5~6월 연속으로 7000대가 넘게 팔리는 등 열띤 판매고를 올렸지만, 올해 상반기엔 5000대도 넘지 못하다가 결국 7월부턴 앞자리수가 2000대로 뚝 떨어졌다.

그나마 수요가 높은 중형 SUV QM6는 큰 감소폭 없이 올해 월 평균 2253대가 팔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더욱이 올 7~8월 QM6의 국내 판매량이 1600여대로 떨어진 시기도 있어 SM6·QM6 두 모델만으로는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경쟁사인 현대차는 지난해 말 신형 그랜저를 시작으로 올해 3월엔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다. 이어 6월엔 소형 SUV 코나를, 또 9월엔 중형세단인 제네시스 G70을 새롭게 출시했다. 또 대형 SUV인 2018년형 맥스크루즈 모델을 내놓은데 이어 벨로스터의 후속 모델이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차 또한 최근 2018년형 K7을 출시했다. 앞서 올 5~6월엔 중형세단 스팅어와 소형 SUV인 스토닉을 연달아 출시했고, 7월엔 쏘렌토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시장에 공개한 바 있다. 쌍용차는 올해 5월 렉스턴W 후속 모델인 대형 SUV G4 렉스턴을 출시해 내수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르노삼성차나 한국GM은 부분변경 모델 등 상품성을 강화하는 데 그칠 뿐 이렇다 할 신차가 없어 내수판매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산차를 비롯, 연말 수입차의 할인 프로모션 등이 더해지며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의 SM6 디젤 모델 역시 가성비가 분명한 차고 수입차에 뒤지지 않는 스펙”이라면서도 “다만, 국내 시장은 디젤 모델이라면 SUV가 더 강세라 세단이 주목 받기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신차효과가 점점 짧아지는 상황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곤 달리 없다”면서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하기 위해 신형모델 또는 신차를 꾸준히 내놓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르노삼성차는 올해 신차로 소형해치백인 클리오를 출시하려고 했으나 내부 사정으로 인해 국내 출시가 연기된 상황이다. 주력 판매차종인 SM6·QM6의 부진과 신차 출시계획이 내년으로 미뤄짐에 따라 르노삼성차의 내수실적은 연내 회복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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