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대기업인 신세계그룹이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전 산업을 중심으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바람이 불고 있다.

사실 워라밸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은 최근에 비출 일이 아니다. 불과 몇 년 전이지만, 워라밸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면서 연봉만큼이나 직장을 선택하는 데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론 제약업계가 워라밸 문화에 한 뜻으로 움직이는 추세다. 상위 5개 제약사(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 대웅제약, 종근당)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는 일반 사원의 출퇴근 시간을 오전 8시30분에서 오후 5시30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야근을 지양하고 있다.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도록 하면서 이른바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한다는 의미다.

이와 별도로 유한양행의 경우, 장기 근속자에 대한 시상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포상휴가가 주어진다. 한미약품은 출퇴근 탄력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어 법정 근로시간만 지키면 비교적 유연하게 업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대웅제약은 ‘플렉서블 자율타임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2시 사이 최대 2시간 동안 자기계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근로시간의 공백은 메워야하지만 퇴근 후 학습이 어려운 직원들에겐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들 제약사 중 연말 장기휴가가 예정돼 있는 곳은 크게 3곳이다. 유한양행이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한미약품·녹십자가 23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모두 총 10일간의 휴가를 떠난다.

유한양행은 3년여 전부터 연말 장기휴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엔 생산인력까지 모두 휴가에 동참, 전체 직원 1700여명이 다 같이 쉰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3년 전부터 목표달성을 빨리 한 후 쉬면서 새해를 준비하자는 의미에서 장기휴가를 시행하고 있다”며 “그때부터 매년 하고 있으니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한미약품과 녹십자는 최소한의 생산인력은 유지한 채 대부분의 직원이 휴가에 돌입한다. 올해 첫 장기휴가를 도입한 한미약품과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녹십자 또한 연말 장기휴가를 매년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해엔 24일부터 휴가에 돌입했던 종근당의 경우, 올해는 28~29일 이틀 동안 전체 직원이 휴가를 가진다. 대웅제약은 모든 직원이 같은 날 휴가를 즐기진 않지만, 연말을 맞아 연차가 남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긴 휴가를 즐길 수 있게끔 연차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약업계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선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신세계에서 시범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도입한 만큼 일단은 산업계 전반의 변화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부적으로도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바가 없다”며 “아직까진 시기상조인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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