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창규 회장>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KT의 수장인 황창규 회장에 대한 거취문제를 놓고 안팎에서 술렁이고 있다. 2020년까지 임기가 남았지만 지난 연말부터 불미스러운 뉴스가 연일 쏟아지면서 KT CEO리스크가 재현될 조짐을 보인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금으로 수사 범위를 넓히면서 불을 짚었다. 여기에 경찰까지 가세해서 KT의 홍보·대관 담당 임원들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검찰과 경찰 등 사정기관의 칼끝이 KT 황창규 회장을 정조준하면서 일각에서는 교체설이 더욱더 빨라질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새어나온다. 결국 KT새노조는 신년사를 통해 "연말에 단행된 인사는 적폐청산은 커녕, 온갖 적폐 관련 인사들이 건재함이 도드라졌다"며 황 회장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 황창규 회장의 퇴진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이로써 국정농단에 협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의 거취가 위태롭다. 

황창규 회장은 지난해 초 연임에 성공하면서 오는 2020년 정기 주총일까지 3년간 재임한다. 황 회장의 취임 첫해인 2014년, KT는 4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지만, 이듬해에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2929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6년에는 1조4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높은 경영실적 평가로 연임에 성공했다. 

<KT, 평창 동계올림픽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 선보인다>

최근 황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 5G 상용화 주도권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황 회장은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세계 최초 5G 시범서비스 성공과 이를 바탕으로 한 5G 상용화 추진을 역설했다.

그는"통신시장의 변화가 가시화되는 올해가 '결정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며 "평창에서 5G 시범서비스 성공을 바탕으로 5G 상용화를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5G 상용화 주도권 확보와 경영성과로 연임에는 성공했지만 국정농단 사태를 촉발한 최순실 게이트 의혹과 낙하산 인사, 부정 청탁, 일감 몰아주기 등의 꼬리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새 정부 들어 검·경의 수사 칼 끝이 KT를 겨냥하면서 '황창규 퇴진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전병헌 전 수석의 수뢰 의혹을 수사하면서 KT가 e스포츠협회에 스폰서 등을 맡는 형식으로 후원금을 낸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도 KT의 홍보·대관 담당 임원들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앞서 경찰 수사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에 삼성 고위 임원을 지낸 황 회장 명의 계좌가 포함된 사실도 확인됐다. 검·경의 칼날이 황 회장을 조준하면서 퇴진 요구가 더욱더 거세지고 있다.

검·경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황 회장의 퇴진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정도 됐으면 스스로 물러나는 하는 것 아니냐"면서 "올림픽도 못보고 떠날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인사는 "황 회장 교체는 적폐청산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면서 "시기만 남았을 뿐"이라고 귀띔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KT새노조도 황 회장의 퇴진에 대해 동참하는 분위기다. 새노조 관계자는 "박근혜 국정농단에 의해서 국민들의 촛불로 정권이 바뀐건데 적폐청산이 KT에서는 전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KT는 민영기업이기는 하지만 국민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한 황 회장이 마땅히 물러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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