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삼성·현대·국민·우리·롯데카드, 디지털 1등 놓고 ‘격돌’
모바일결제·다운사이징 밴 도입으로 新수익창출 노려

(왼쪽 시계방향으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사진=각사>

[월요신문=임민희 기자] 카드사들이 올해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며 ‘실적부진’을 타개할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법정최고금리 인하(연 24%) 등으로 카드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디지털 경쟁력 강화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규제강화로 고심하던 카드사들이 모바일 결제 등 디지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디지털 강화’에 가장 적극적인 카드사는 업계 1위 신한카드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올해 경영전략 방향을 ‘초연결(Hyper Connect) 경영을 위한 딥체인지(Deep Change)’로 정하고 디지털 혁신방안을 내놨다.

우선 지난 1일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관련부서를 ‘플랫폼 사업그룹’으로 통합하고 업계 최초로 로봇 자동화조직인 RPA를 신설했다. 또 디지털과 빅데이터 사업본부 산하에 인공지능(A)I, 디지털 연구개발(R&D), 페이테크 등 10개의 셀조직을 구성해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신속 대응토록 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인프라를 카드사 공동으로 구축하고 주요 간편결제사와의 전략적 제휴 추진, 인공지능(AI)기반이 초(超)개인화 서비스도 강화한다. 수익구조 다각화를 위해 ▲할부금융·리스사업 전용 플랫폼 구측으로 다이렉트 마케팅 강화 ▲인수·합병(M&A)으로 아시아시장 공략 ▲디지털기반 글로벌 사업모델 창출에 나선다.

삼성카드도 디지털 DNA를 바탕으로 ‘디지털 부문’ 1위를 수성하겠다는 포부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자동차금융 서비스인 ‘다이렉트 오토’와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 ‘링크(LINK)’, 공유가치창출(CSV) 경영의 일환인 모바일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를 출시해 주목을 받았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지난 2일 창립30주년 기념 신년회에서 “디지털 1등을 넘어 진정한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핵심전략으로 회원기반 강화와 데이터 분석 및 디지털기반 개인화 마케팅, 온·오프라인 채널의 유기적 연계를 제시했다.

현대카드도 올해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현대카드는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디지털화)’을, 현대캐피탈은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세계화’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도약의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빠른 실행력을 위해 작게는 플렉스 타임(유연근무제), 크게는 애자일(Agile)한 조직을 도입했다.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 모바일 업무처리 프로세스를 한층 강화한다. 별도의 PC나 자료없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디지털 미팅룸’도 신설해 운영 중이다.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도 올해 경영전략으로 ‘모바일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내세웠다. 김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사람을 위한 카드의 기술’을 모토로 고객 생애 단계별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취임한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과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역시 디지털 강화에 방점을 뒀다.

이동철 사장은 “지급결제 시장의 선두 주자이자 디지털 마케팅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이 사장은 핵심과제로 ▲디지털/글로벌사업 투자 확대 ▲지급결제카드금융 경쟁력 확보 ▲커넥티드카, 빅데이터 부문 강화 등으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원재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디지털 프로세싱 혁신과 수익구조 다변화, 고객기반 확대 등 7가지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카드사들이 일제히 디지털 강화에 나서면서 모바일 결제시장 선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가장 큰 이슈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모바일 결제가 될 것”이라며 “모바일결제가 활성화되면 소비자는 편리해서 좋고 카드사도 카드발급 비용 및 콜센터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자 밴(VAN)사 없이 카드사와 가맹점간 카드결제를 직승인하는 ‘다운사이징 밴’ 도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신한·KB국민·삼성카드는 홈플러스, GS홈쇼핑 등 대형가맹점과 함께 밴사없이 카드결제를 진행하는 결제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결제 직승인에 대해 밴사에서 반발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도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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