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냉엄한 현실, 삶과 죽음만이 존재하는 야생의 정글”

월요신문 정치부장 윤명철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절박한 환골탈태를 해야 자유한국당이 산다.

여야 정치권은 오는 6·13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전국선거에서 승리를 해야 2020년 총선때까지 정국 주도권을 잡게 된다.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중대한 선거다. 현재까지 흐름은 좋다. 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지지율이 동반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서 전국 싹쓸이라는 원대한 희망도 품을 수 있을 정도다.

반면 홍준표 대표는 자신이 염두에 뒀던 주요 광역자치단체장 후보군들의 연쇄 고사로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 서울의 홍정욱 전 의원, 부산의 장제국 동서대 총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경기도의 최중경 전 장관도 분명한 뜻을 밝히지 않아 홍 대표의 고심은 깊어만 간다.

빈약한 인물난은 충청권도 마찬가지다. 충청은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대표적인 전략요충지다. 여권은 안희정 현 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후보군이 즐비하다. 천안 병이 지역구인 양승조 의원은 지난 4일 충남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도 출마 의지를 거의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복기왕 아산시장도 출마에 뜻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은 이명수(아산 갑), 김태흠(보령·서천)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여권 후보군에 비해 약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원도는 전통적인 보수의 텃밭이었다. 하지만 최문순 현 지사가 연임했고, 이광재 전 지사도 현 여권인사다. 이제는 보수의 텃밭이 아니다. 특히 이번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최문순 지사의 3선가도는 화려한 꽃 길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홍 대표가 믿을 곳은 대구와 경북이다. 대구 경북은 지난해 장미 대선에서도 홍 대표를 적극 지지했다. 홍 대표는 대구에선 714,205표, 45.36%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342,620표, 21.76%에 그친 문재인 대통령을 꺾은 바 있다. 경북도 마찬가지다. 827,237표, 48.62%를 얻어 369,726표, 21.73%의 문 대통령을 압도했다.

하지만 TK의 승리는 거의 예정된 결과라서 홍 대표에게 득이 되지는 않는다. 홍 대표가 TK만 사수한다면 자유한국당은 ‘영남 자민련’으로 고립된다. 당장 반홍세력이 결집해 홍 대표 사퇴를 촉구하고 나설 것은 자명한 일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절박하 환골탈태를 해야 자유한국당이 산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러면 해답은 무엇인가?

홍준표의 환골탈태다. 그의 표현대로 흙수저에서 제1야당의 대표까지 올라서기까지는 ‘독고다이’ 정신이 통했을 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포용’의 자세가 필요하다. 고려 태조 왕건이 전국의 호족들과 혼인 정책을 통해 삼한 통일의 지지기반을 삼았듯이 적극적인 인재 영입에 나서야 한다.

홍 대표는 내부의 적이 너무 많다. 지금은 세가 꺾였지만 친박계로부터 비홍계, 그리고 아직 복당을 하진 않았지만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도 지사 등 과거 앙금을 풀지 못한 인사들이 즐비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거의 여왕’으로 등극한 것은 오로지 ‘선거의 승리’만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본인의 초강력 카리스마와 승리를 위해선 내부의 정적과 손을 잡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천막당사의 신화도 거기서 시작된 것이다.

지난 2014년 선거에서도 친박이 아닌 남경필 의원과 원희룡 전 의원을 차출해 경기도를 사수하고 제주도를 획득했다. 선거는 냉엄한 현실이고 삶과 죽음만이 존재하는 야생의 정글이다. 감정보다는 차가운 이성으로 선거전략을 짜야 한다.

홍 대표는 ‘자신의 기준’이 아닌 ‘승리의 기준’을 삼아야 할 시기다. 독고다이의 상징인 홍준표를 버리고 ‘포용의 홍준표’가 되면 그동안 강호에 드러나지 않았던 ‘흙 속의 진주’들이 모여들 것이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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