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시장서 4개월간 1위…파업 영향 등으로 12월 매출은 뚝 떨어져

현대차 코나<사진=현대차>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출시 후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현대자동차 ‘코나’의 지난달(12월) 판매량이 급감했다. 12월 실적표를 본 업계는 뚝 떨어진 코나의 판매대수를 확인한 후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5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7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선 68만8939대, 해외에선 381만5886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450만4825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차종별로는 아반떼가 전세계 시장에서 66만7823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다. 이어 투싼 64만5309대, 엑센트 41만1835대, 쏘나타 29만6299대 등이 전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를 견인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는 그랜저로 13만2080대가 팔렸다. 2016년 말 출시된 신형 그랜저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출시된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는 12월 한 달간 국내에서 총 2618대가 판매됐다. 출시 후 ▲7월 3145대 ▲8월 4230대 ▲9월 5386대 ▲10월 3819대 ▲11월 4324대가 팔리며 8월부터 4개월 동안 소형 SUV시장에서 1위를 달리던 코나의 판매율이 월말 급감한 것이다.

결국 12월 국내 소형 SUV시장에서 쌍용자동차의 티볼리가 4885대 팔리며 1위 자리에 앉게 됐다. 2017년 한해 코나는 국내에서 2만3522대, 티볼리는 총 5만5280가 팔렸다. 출시 후인 7월부터 집계해도 코나는 티볼리 판매량(7~12월 2만6656대)에 뒤쳐진 상황이다.

코나는 현대차의 유일한 첫 소형 SUV모델로서 아담하면서도 실용적인 기능을 대거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전면부는 벌집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로 역동적인 디자인 요소를 접목했다. 시장에 얼굴을 내민 뒤 승기를 잡았던 코나는 경쟁차종인 기아자동차의 소형 SUV 니로(12월 2926대 판매)보다도 지난달 판매량이 뒤쳐졌다. 기아차 스토닉 보다는 805대가 더 팔렸다.

판매량이 급감한 이유에 대해서는 노조의 파업이 가장 큰 이유로 손꼽힌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코나의 증산을 위해 울산1공장 12라인에 추가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해왔으나, 노조와의 물리적 충돌로 극심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노조는 돌발파업을 벌여 이틀간 생산을 멈추기도 했다.

<사진=고은별 기자>

더욱이 지난해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이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기면서 노조와의 갈등은 현재 진행 중이다. 노사가 지난달 말 임단협 교섭을 통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부결되는 통에 아직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성 추가 제시를 요구하며 지난 4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5, 8, 9일에도 4시간씩, 10일엔 6시간동안 부분파업을 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파업으로 생산량이 줄어 주문이 밀려 있는 상황”이라며 “재고가 얼마 없다 보니 할인행사도 크게 하지 않아 판매량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신차 효과가 떨어진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언급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차 주기가 빨라진 시장상황에서 코나의 출시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각개의 노력을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업 등 내부상황 탓에 그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 크게 주요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코나는 지난달 예정에 둔 미국 수출길에도 차질이 빚어져 일정이 올 1분기로 미뤄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미국에 코나를 수출·판매할 예정”이라며 “중국에선 ‘엔시노’라는 명칭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 등지로의 수출 계획은 아직 미정이다.

또한 이 관계자는 노조와의 임단협 교섭과 관련해서도 “빠른 시일 내 끝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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