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측 “생리주기 겹친 여직원 배려 차원” 해명

[월요신문=홍보영 기자] KB국민은행이 신입사원 연수 중 100㎞ 행군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일부 여직원들에게 피임약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은행 측은 “행군 날짜와 생리주기가 겹친 여직원들을 배려하기 위한 차원에서 희망자에 한해 피임약을 공급했다”고 해명했지만 신입사원 연수 명목으로 여직원들에게 무리한 일정을 강행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달 충남 천안에서 진행된 신입사원 연수 당시 이틀간 100㎞를 걷는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행군을 앞두고 국민은행은 여직원들을 따로 모아 행군 일정과 생리주기가 겹치면 완주가 힘들다며 필요하면 피임약을 요청하도록 했다. 이에 일부 여직원들이 피임약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입직원 연수 특성상 여직원들이 회사에서 시행하는 프로그램에 빠지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서 반강제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측은 신입사원 100㎞ 행군프로그램이 수년째 진행돼 온 만큼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00㎞ 행군은 이번에 처음 실시된 프로그램도 아닌데 이번에 유독 도마 위에 올랐다”며 “누구나 원하면 빠질 수 있고 행군을 완주하고 싶은 여직원들을 위해 피임약을 준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피임약뿐만 아니라 생리통약 등 비상시를 대비한 상비약을 다 준비해 뒀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이 사안에 대해 진위여부를 확인 중이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 중으로 논평 등을 통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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