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경제 은행
산업은행, 중소기업 지원한다더니…재벌계열사 등 우량기업에 정책자금 몰아줘최근 2년간 온렌딩대출 2.6조 중 75% 우량기업에 집중 지원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회사에 대출승인, 사후관리도 엉망

[월요신문=임민희 기자] KDB산업은행이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지원을 위해 도입한 온렌딩대출 자금이 본래취지와 달리 재벌계열사 지원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감사원이 9일 발표한 ‘창업·벤처기업 육성 및 지원실태’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지원된 온렌딩대출 자금 2조 6284억원 중 주요 시중은행에서 우량기업으로 취급하고 있는 8등급 이하인 기업에 전체 온렌딩 지원 금액의 74.64%인 1조 9619억원이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사원 감사 결과 온렌딩 대출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재벌대기업) 소속 회사 등에 지원된 사실도 확인됐다.

산은은 2016년부터 중견기업에 대한 온렌딩대출 자금 공급액을 축소 운영하기로 했지만 실상 우량기업에 자금공급이 집중돼 ‘저신용등급 기업 지원 강화’라는 온렌딩대출 제도의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산은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IBK기업은행 등 23개 중개금융기관과 온렌딩대출 및 신용위험분담 약정을 체결하고 간접대출 방식의 정책금융인 온렌딩(On-lending)대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산은은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저신용등급 기업 지원 등 창업·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방향으로 매년 ‘온렌딩 자금공급 지침’을 수립하고 있다. 2016년과 2017년엔 중견기업 온렌딩대출 공급 규모를 각각 1조 5000억원, 1조 3000억원으로 정하는 등 규모를 매년 축소해 오고 있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 산은은 비우량(표준 신용등급 9~11등급) 기업보단 표준신용등급 6~11등급의 중견기업에 대출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또는 채무보증제한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는 온렌딩대출 지원대상이 아님에도 산은은 온렌딩대출을 승인해줬다.

<자료:감사원>

실제로 산업은행은 산업은행은 2015년 9월 7일 A은행으로부터 B주식회사에 대한 온렌딩대출 한도 확인요청을 받은지 하루만인 8일 바로 온렌딩대출을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은행은 B회사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 아닌 온렌딩대출 적격업체인 중견기업으로 표시해 산업은행에 온렌딩대출 승인을 요청했는데 산업은행은 B회사에 대한 적격성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허술하게 대출승인을 해준 것이다. 이에 따라 A은행은 같은해 9월 15일 B회사와 여신거래약정을 체결(운전자금 20억원, 대출기간 3년)하고 대출을 실행했다.

또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등 소속회사에 대한 온렌딩대출 사후관리도 엉터리였다. 산은은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차주회사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등 소속회사로 지정되거나 편입됐는지 확인해 중개금융기관에 서면으로 정책자금 상환요구나 별도의 제재조치를 해야 하지만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등 소속 회사의 온렌딩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작년 6월말 현재 총 6개 회사에 대해 산은이 대출금 289억7500만원을 상환하도록 요구하거나 중개금융기관에 별도의 제재조치가 취하지 않았다.

산은은 이번 감사결과에 대해 “온렌딩대출 지원 최상위 표준신용등급 6등급에 해당하는 중견기업을 지원대상에서 제외하고 7~8등급 중견기업은 공급비중을 점차 축소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은 또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등 소속회사에 온렌딩대출이 지원되는 일이 없도록 전산시스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통지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중개금융기관에 대해 온렌딩대출 한도 감액 등 별도의 제재조치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견을 감사원에 전달했다.

임민희 기자  bravo159@naver.com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 받습니다] 월요신문 MDN이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뉴스 가치나 화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기사 제보 및 사진·영상 등을
월요신문 편집국(wolyo2253@daum.net / 02-2253-4500)으로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임민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