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지주 제공)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결국 신동빈의 남자는 황각규였다.

이번 2018 롯데 정기 임원인사를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지만 이변은 없었던 셈이다.

이로써 황각규는 닻을 올린 신동빈의 ‘뉴롯데’호(號)에 공식적으로 함께 탑승해 먼 바다로의 항해를 펼치게 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10일과 11일 양일간 총 39개사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총 200여명이 신임 및 승진했으며, 11개 사에 50대 대표이사를 신임해 전반적으로 ‘젊은 피’ 변환 작업을 시행했다. 그간 신동빈 회장이 강조해왔던 여성임원 강화의 뜻에 걸맞게 인사를 감행해 롯데에는 총 29명의 여성임원이 존재하게 됐다.

‘뉴롯데’ 선포 후 첫 정기임원인사인 이번 인사에서는, 지속성장과 미래사업을 준비할 젊은 인재 발탁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쉽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신임임원을 배출했으며, 올해 새로 선임된 대표이사 12명 중 롯데중앙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용수 사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50대 이하 임원들로 채우는 등 대기업 사상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롯데닷컴, 롯데네슬레코리아, 롯데롭스, 롯데루스, 롯데아사히주류, 한국에스티엘에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젊은 대표들을 선임해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주목케 한 상황이다.

여기에 그룹 역사상 첫 여성 CEO가 탄생한 점은 ‘약속 지킨 신동빈’이라는 말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다. 앞서 신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반드시 여성 CEO를 배출하겠다고 단언하며 여성인재 발굴 및 육성을 입이 닳도록 강조해왔던 바 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선우영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부문장(상무)이 롯데 롭스(LOHB's)의 대표로 선임됐다.

아울러 김민아 롯데지주㈜ 재무3팀장과 여명랑 롯데칠성음료㈜ 브랜드팀장, 신영주 롯데쇼핑㈜ 슈퍼사업본부 전략상품부문장 등을 비롯해 마지막으로 김수진 대홍기획 CS1팀장이 신임 임원에 이름을 올리며 총 9명의 여성 신임임원이 올해 임원인사에서 탄생했다.

기존 여성 임원의 승진 역시 잇따라 롯데의 여성임원은 최종적으로 29명이 됐다. 2012년 처음으로 3명의 여성임원을 배출한 이래 6년만에 10배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다름 아닌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의 부회장 승진이다.

이미 인사발표 이전부터 자연스레 예측됐던 황각규의 승진이 결국 당연시 됐기 때문이다.

‘신(辛)의 남자’로 불리는 황 신임 부회장은 1979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한 후 1995년 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신동빈 회장을 보좌하며 신규사업, M&A 등을 수행해 롯데그룹의 비약적인 성장과 수익성 향상에 기여한 인물이다.

이후에는 롯데정책본부 운영실장,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으로 활동하며 그룹의 전반적인 경영관리와 쇄신작업을 이끌었으며, 지난해에는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키고 롯데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미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승진이 점쳐진 바 있으나 당시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배임혐의로 재판을 받고있어 승진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그러나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앞서 지난달 22일 1심 선고공판에서 그간 걸림돌로 자리해왔던 그룹 경영비리 혐의를 벗게된 점 등이 작용해 완벽한 ‘신동빈의 남자’로 자리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롯데그룹 측은 “황각규 대표이사의 부회장 승진으로 롯데그룹은 보다 안정적인 최고경영진과 함께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신동빈 회장의 항해에 동행한 황 신임 부회장에 대해 기대감을 표하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허수영 화학BU장의 승진 여부 역시 주목됐던 바 있다. 그러나 롯데 측은 롯데케미칼의 임원인사 관련 이사회를 이번 정기 임원인사와 별개로 추후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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