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도 3%대 성장세 유지, 소비자물가 1.7% 예상
평창올림픽·한중관계 개선 효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악재

한국은행이 18일 2018년 경제전망과 관련 브리핑을 갖고 있다.

[월요신문=임민희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9%에서 0.1%포인트 올린 3.0%로 상향조정했다. 세계경제 회복세에 따른 수출호조가 이어지고 정부정책 등으로 민간소비 증가가 기대됨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은은 18일 ‘2018년 경제전망’ 자료를 통해 상반기 3.2%, 하반기 2.8%로 연간 3.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이보다 0.1%포인트 하락한 2.9%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7%, 내년 2.0%로 전망했다. 수요 측 물가압력을 나타내는 근원인플레이션(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도 금년 중 1.8%에서 내년 중 2.0%로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전년(785달러) 대비 감소한 750달러, 내년에는 74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양호한 소비심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정책, 저축률 상승압력 약화 등에 힘입어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 개선 및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향후 소비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자지급부담 증대와 고용여건 개선 지연 등은 민간소비 증가세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IT부문 투자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세가 큰폭으로 둔화될 전망이다. 연구·개발(R&D) 투자는 IT기업의 실적호조로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가 예상된다.

반면 조선·철강은 유지보수 투자가 지속되고, 통신·자동차·석유화학은 신기술 및 친환경 부문을 중심으로 신규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는 건물 착공면적 감소, 사회간접자본(SOC) 예산감축 영향으로 둔화세가 예상된다. 상품수출은 견조한 증가세를, 서비스수출은 지난해 큰폭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과 수입은 양호한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은 국제유가 상승, 일부 품목의 수급개선에 따른 단가상승세로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은 원유도입단가 상승으로 원자재가 호조를 지속한 가운데 자본재·소비재도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수출입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지난해 내수 2.7%포인트, 수출 0.4%포인트였다면 올해는 내수 1.8%포인트, 수출 1.2%포인트로 수출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취업자수는 전년(32만명)보다 감소한 30만명, 내년에는 29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업률은 금년 3.8%, 내년에는 3.7%로 예상했다.

취업자수가 준 것은 서비스업 고용부진으로 둔화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수출호조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으나 서비스업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50% 급감(2016년 800만명→2017년 400만명 수준)하면서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아파트매매가격은 8.2부동산대책 이후 안정세를 보였으나 지역별로 가격변동차가 심화됐다. 아파트 전세가격은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지난해 12월 중 소폭 하락(11월 0.0%→-0.1%)했다.

<자료:한국은행>

한은은 상방 리스크로 ▲세계경제 회복세 강화에 따른 상품수출 및 설비투자 증가세 확대 ▲대중교역여건 조기개선으로 서비스수출 증가세 확대 ▲정부의 경제활성화 대책 및 북핵리스크 완화를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하방리스크로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 ▲미국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에 따른 금융여건 악화 ▲고용개선세 미흡에 따른 내수회복세 약화를 부정적 요인으로 제시했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평창올림픽 개최로 관광수입이 증가해 올 1분기 성장률을 0.1%포인트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와 더불어 중국과의 관계개선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600만명 수준으로 회복될 것을 시나리오로 삼아 0.2%포인트 상승치를 전망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장 조사국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미칠 영향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전체 임금수준이 오르고 인원감축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민간소비가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측했다”며 “다만 구체적인 수치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세계경제 성장률을 올해 3.7%, 내년 3.6%로 전망했다. 원유도입단가(기간 평균)는 올해와 내년 각각 배럴당 59달러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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