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셀·모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월요신문=박현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삼성과 LG 등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발동에 대해 "(이 조치가)LG와 삼성이 미국에서 세탁기의 주요 제조공장을 짓겠다는 최근의 약속을 철저히 지켜나갈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삼성과 LG 등이 생산한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부품 등에 대한 고율의 세이프가드 관세 부과 명령에 공식 서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산업"이라고 하면서 "미국 내에 많은 세탁기 공장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장들은 우리가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절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번 세이브조치가 미국민의 일자리와 미국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우월주의를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거론하면서 "이 나라에 재앙으로 판명된 거래에 대해 한국과 재협상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협상에 대해서는 "매우 잘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한국에서의 반발로 무역 전쟁 촉발에 대한 우려를 묻는 질문에 대해 "무역 전쟁은 없을 것"짤라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16년 만에 수입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꺼내들자 국내 기업들이 비상에 걸렸다. 

소식을 접한 삼성전자는 뉴스룸을 통해 "미국 소비자와 근로자에 큰 손실(loss)"이라며 유감의 뜻을 내비쳤다. LG전자 역시 자료를 배포하고 "매우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국의 세이프가드에 대해 우리 정부도 발빠른 대응을 약속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3일 열린 민관합동대책회의에서 "이번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는 급격한 수입의 증가, 심각한 산업피해, 인과관계 존재 등 발동요건을 전혀 충족하고 있지 않다"면서 WTO 제소로 대응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공개했다.  

WTO협정은 세이프가드로 축소된 시장개방수준에 대해 타품목 관세를 인하하는 등 적절한 방식으로 상대국에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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