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윤명철 기자] 이제 부산은 보수의 텃밭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YS의 전성기이후 박근혜 정부 중반까지 보수의 든든한 기반으로 뒷받침해 줬던 부산이 이제는 자유한국당과 이별을 할 듯하다. 아마도 이번 6·13 지방선거가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박민식 전 국회의원은 보수진영 복구의 기수가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부산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박 전 의원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체제 하에서 실시한 당무감사에서 부산 북구강서구갑 당협위원장 자리를 내놓았지만 부산시장 선거 승리를 위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월요신문>은  위기에 빠진 자유한국당의 부산 시장 승리를 장담하고 있는 박민식 전 의원을 만나 그가 꿈꾸는 부산의 미래를 들어봤다.

부산의 지도자는 도전형 시장(市長)이 돼야

-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이유는? 

“첫째, 비정상적인 정치 지형, 보수진영의 복구를 위해서는 자유한국당의 승리가 절실하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듯이 견제 받지 않는 진영은 그게 어느 쪽이든 결국 망할 수밖에 없는 게 보편적 진리라는 점에서, 지방선거를 통해 보수진영의 복구는 절실하다. 다만 자유한국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과정은 물론 인물 자체가 달라야 하는데, 탄핵 이후에 말로만 변화와 혁신이지 자유한국당 내 변화는 전무(全無)한 상황이다. 도리어 친박이 나간 자리는 친홍이 메꿨고, 친박계의 일사 분란함은 홍준표 대표의 원맨 리더십으로 대체됐을 뿐이다. 부산시장을 출마하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중요한 한 가지가 당내 시장선거후보 선출과정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후보 간에 공론화시켜서 확실하게 목소리를 내고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다. 둘째, 외형적인 성장만 거듭해 온 끝에 도전정신과 활력은 잃어버린 부산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도전에 나섰다. 역대 부산 시정은 과거 부산 경제가 제조와 수출 등 2차 산업에서 금융·영화·전시 등 3차 산업으로 전환함에 있어 비교적 잘 지원하고 관리해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위상과 규모의 경제에 기댄 외적성장을 추구해서는 서울,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부산이 살 길은 창조적 파괴를 바탕으로 한 패러다임 시프트이고, 부산의 지도자는 관리형 시장(市長)이 아닌 도전형 시장(市長)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 부산의 최대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본인의 해법은?

“허우대는 멀쩡하지만 속은 부실한 부산의 현주소를 어떻게 바꾸느냐가 가장 큰 현안이라고 생각한다. 해운대와 광안리에 들어선 초고층 주상복합을 보면서 모두들 감탄하는데, 부산과 흔하게 비교되는 인천은 인구, 경제성장률 등 모든 분야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에 부산은 부실한 외형성장만 거듭한 끝에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는 위상마저도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쯤 되면 ‘정말 위기구나’라고 부산시나 정치권이 인지를 하고 대책마련에 나서야 하는데, 여전히 해운대·광안리의 마천루 자랑이나 하면서 ‘이리 삐까뻔쩍한데 무슨 위기고’라며 허세만 부리고 있다. 역대 부산시장은 그 동안은 ‘잘나갔던 한 때’의 영화에 기대어 ‘관리형 시장’으로서 무난히 지원하고 관리해 잘 지켜왔지만, 변화를 선도하고 패러다임을 바꾸지 못했기 때문에 부산의 미래에 적신호가 켜졌다. 부산의 현주소를 바꾸는 키(key)는 보수나 진보 같은 이념이 아닌 바로 사람이다. 서병수와 오거돈의 싸움을 뻔한 싸움이고 그 둘의 승리는 그 자신의 승리와 민주당 또는 한국당의 승리는 될 수 있어도 부산의 승리는 아니라고 주장하는 게 바로 그런 이유이다.”
부산의 미래?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꿈을 꾸고 펼쳐가는 도시

- 본인이 꿈꾸는 부산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기 바란다.

“앞서 말했지만, 부산은 외형적인 성장만 거듭한 끝에 도전정신과 활력을 잃었다. 2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의 전환에는 그럭저럭 성공했지만, 여전히 가시적 실적에만 매달린 끝에 한 마디로 ‘포장된 도시’로 돼가고 있다. 단적인 예로, 부산이 자랑하는 해운대·광안리 마천루의 대부분 소유주는 서울 사람이고, KTX 개통으로 인해 부산-서울이 반나절 생활권이 됐다고 자랑하지만, 정작 그로 인해 부산은 머무는 도시가 아닌 다녀가는 도시가 돼 버렸다. 사람이 열쇠고 희망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꿈을 꾸고 펼쳐가는 도시, 부산이 내가 꿈꾸는 미래이다.”

- 서병수 불가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서병수 불가론은 내 주장이 아니다. 부산 시민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리얼미터)에서 정례로 실시한 시정평가조사에서 하위권을 기록했고, 지난 12월 조사에서는 17개 중 16위, 주민생활만족도는 꼴찌를 기록했다. 이것이 서병수 현 시장 체재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평가이다. 이게 서병수 현 시장 체재 하의 부산의 위상이다. 이외에도 부산 국제영화제 및 버스전용차선 정책 실패 등에서 비롯된 여론 악화에 역대 부산시장들의 행정가 스타일 일처리에 시민들의 피로감이 누적돼 있다. 이상과 같은 상황만 감안해도 굳이 민주당과 다른 야당의 공세를 고려할 필요 없이 현 시장 카드는 백전백패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산시장 후보로 염두에 뒀던 장제국 동서대 총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의 뜻을 없음을 밝혔다. 이밖에도 서울에서는 홍정욱 전 의원 등도 고사해 홍 대표는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 박 전 의원이 현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 궁금해졌다.

- 홍준표 대표가 지방선거 출마자 인물난에 빠져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본인이 생각하는 인물상만 고집하니 인물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소위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은 슈퍼스타의 탄생 과정이 시청자의 이목을 끌었기 때문인데, 과정은 무시하고 답을 내놓으려니 도전하려는 사람도 없고, 관심도 없는 것이다. 탄핵 이후 치열한 변화와 쇄신을 보여줬어야 하는데, 지금의 자유한국당 상황은 대부분 대표 눈치 보며 입 닫은 그런 상황이다. 그나마 쓴 소리 하는 사람은 ‘충치’라고 폄하되고, 열심히 뛰겠다는 사람은 ‘가만있으라.’ 억누르고 있는데, 누가 당에 누가 들어와서 자신만의 색깔로 선거를 치룰 수 있다고 생각하겠나. 당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인재영입은 불가하다.”

- 외무고시와 사법고시를 합격한 재선 의원 출신이다. 본인의 강점에 대해 설명해주시기 바란다.

“분명한 내 색깔과 개혁 의지, 도전 정신이 나의 강점이다. 18~19대 국회에서 민본21 소장 개혁 모임 멤버로 활동했다. 서청원 공천 불가 기자회견, 유승민 배신의 정치사태 때, 재선의원 20명 연판장 주도했고, 청와대의 일방적 행보에 강력 반발하는 등 집권여당 시절에도 개혁적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 조선일보 2013년 5월 22일자에 나온 기사는 ‘강한 자기주장.. 여 지도부도 겁내는 ’비박 재선들’이라고 소개했다. 또 화학적 거세법, 범죄피해자 보호기금법, 채권의 공정한 추심 등 서민과 약자 보호를 위한 제정법 통과시켰다. 나는 베트남전 참전 전사자의 아들로서 구포시장 월남때기 셋째 아들이다. 국정원장, 판사, 검사, 경찰서장 부패 비리자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불도저 검사라는 별명도 얻었고, 외교관-검사-국회의원-부산시장 후보 등 과감한 도전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 지리멸렬하는 보수정치권, 쇠락하는 부산에 일대 활력을 불어 넣어 주기 위해서는 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서병수의 EASY GOING은 본선 패배 가능성 농후하다. 그러나 박민식이 서병수를 이긴다면 일대 사건이 될 것이고, 부산·경남 전체 선거에 획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은 물론 보수의 승리로도 이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

- 자유한국당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해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젊은 세대는 지지를 완전 철회한 상태이고, 전통적 보수층으로부터도 완전히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올바른 정책적 대안 제시는 물론 정부의 실정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Message)에도 불구하고, 사람(Messenger)에 대한 거부감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주도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소한 당내경선과정을 통해 우리가 바뀌려고 노력하고 있고, 또 바뀌고 있다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렇게 못한다면 우리 당은 이대로 지방선거를 통해 소멸할 것이다.”

- 부산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정이 있는 이웃들, 넓게 펼쳐진 바다와 백사장 그리고 웅장한 마천루까지, 부산은 분명 지금도 살기 좋은 도시이다. 하지만 부산은 지금보다 더 나은 도시, 더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다. 부산을 더 나은 도시, 명실상부한 우리의 미래가 함께하는 도시로 바꿔가는 것은 보수냐 진보냐 하는 이념이 아닌 도전하고자 하는 의지와 바꾸고자 하는 신념이다. 니체는 ‘개선이란 무언가 좋지 않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 나은 도시, 미래를 걸어볼만한 그런 도시로 바꿔갈 수 있도록 부산 시민 여러분이 함께 공감하고, 응원해 주길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