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지지율 고공행진에 유력 후보 너도나도 출사표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여권 후보들의 경쟁이다. 정치권은 본선보다 더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여권 내부 경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워낙 호황이다보니 각 지역의 유력 주자들이 너도나도 나서고 있어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전국단위 선거인 6·13 지방선거는 여야의 사활을 건 전쟁이다. 여권은 고공행진 중인 지지율을 바탕으로 지방권력까지 석권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다. 반면 야권은 절치부심의 절박한 심정으로 재기의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 특히 자유한국당과 안철수-유승민 양 대표가 창당할 신당은 보수의 주도권을 잡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여권 후보들의 경쟁이다. 정치권은 본선보다 더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여권 내부 경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워낙 호황이다보니 각 지역의 유력 주자들이 너도나도 나서고 있어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월요신문>은 이번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늠할 서울·경기와 부산을 중심으로 출마가 예상되는 여권 주자들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서울, 쫓기는 박원순 …경기, 조직력의 전해철 vs 대중인지도의 이재명
 
6·13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늠할 서울·경기지역은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서울은 박원순 시장이 3선 도전으로 마음을 굳힌 듯 하다. 박 시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 상수도본부에서 브루나이에 파견된 직원의 편지를 소개하며 “앞으로 먼 미래에는 서울시의 직원 중에서 절반은 해외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게 제 지론”이라며 “이제 글로벌 도시 서울의 행진은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제 시작’이라는 표현이다. 즉 글로벌 도시 서울의 행진을 자신이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박 시장의 3선 도전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출사표를 던졌고, 박영선 의원도 첫 여성 서울시장이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또 민병두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특히 이들은 최대 경쟁자인 박원순 시장을 겨냥해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민병두 의원은 26일 한라디오 방송해 출연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통령의 길을 갈 것이면 여의도에 와서 정치경험을 쌓으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이들 이외에도 강력한 잠재 후보가 거론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 경우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임 실장이 후보에 나설 경우 여권 내부 경쟁은 대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아울러 대권도전의 디딤돌로 여겨지는 서울시장 선거가 과열 양상으로 ‘치열함’을 넘어 ‘치졸함’으로 치닫을 경우 당내 분란을 초래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기도는 친문 실세 전해철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과의 대결 구도로 굳혀지는 양상이다. 전해철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문 대통령 최측근 ‘3철’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야권의 남경필 지사가 수성을 위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해 보수 단일 후보와의 대결이 기대되는 만큼 여당도 필승 후보를 내세울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여권의 지지율이 높은 유리한 상황에서 펼쳐지는 선거인만큼 여권 내부 경선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해철 의원은 ‘조직력’이 최대 무기다. 대통령의 총애를 받고 있는 최측근 실세인만큼 당 조직력은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정치세계의 생리다.
 
반면 이재명 시장은 ‘높은 대중 인지도’가 무기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대중 파괴력은 문재인 대통령을 긴장시킬 정도였다. 비록 문재인 대세론을 극복하지 못했지만 이재명 시장은 일개 기초지자체장에서 전국 정치인으로 발돋움하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 남경필 경기도 지사는 이재명 시장과의 대결 구도를 통해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경기도 지사 후보 경선 룰에 따라 양 후보 간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며 “조직력에 앞서는 전해철 의원과 대중 인지도가 높은 이재명 시장이 경선룰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권리당원 기준이 경선룰의 최대 관건이다. 권리당원의 대상을 어떻게 정해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 김영춘 vs 오거돈
 
여권으로선 부산이 중요하다. 부산을 탈환할 경우 보수의 한 축을 무너뜨리는 눈부신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부산은 전·현직 해양수산부 장관들의 대결 모드로 흐른다는 평가다. 당초 유력 후보로 여겨졌던 이호철 전 정무수석이 불출마를 선언해 김영춘 해수부장관과 오거돈 전 해수부장관의 경쟁구도로 형성됐다는 평가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김영춘 장관이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김 장관도 공식일정이 없으면 지역에 내려와 지역구를 다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김 장관은 지난 2014년 선거에서 오거돈 전 장관과 후보 단일화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한 바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오거돈 전 장관의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정치권에 30여년 몸 담고 있는 한 인사는 “보수와 진보의 폭 넓은 지지층을 갖고 있는 오거돈 전 장관이 친문은 아니지 않냐”며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 진보표만 가지고도 승리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친문이 아닌 오 전 장관을 선택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 마디로 김영춘 장관으로 후보 단일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4개월 넘게 남은 상황에서 여권에 우호적인 여론이 언제 뒤바뀔 수도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최종 결정은 내리기 힘들다.
 
여의도 정치권의 한 인사는 “여권은 유력 후보군이 넘쳐나는 현 상황을 즐겨서는 안 된다.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대까지 하락했다. 불과 1~2주 만의 변화”라며 “평창 올림픽과 관련된 이슈가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일조했다.  이번 평창 올림픽이 설날 연휴와 겹친다. 설날민심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선점하는 후보가 여당 경선에서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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