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새 세차례나 식약처 시정명령…식품회사 자질 의심까지

농심켈로그의 라이스크리스피바 초코맛 제품에서 파리가 발견돼 식약처가 시정명령을 내렸다. (사진=농심켈로그)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지난해 불거진 살충제 계란 파동과 햄버거병 등으로 먹거리 안전성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먹거리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라이스바 제품에서 파리가 나와 또 한 번 식품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나 이번에 이물질이 검출된 제품을 판매한 농심켈로그의 경우, 불과 일 년 새 세 차례나 이물질 혼합으로 식약처의 시정명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식품회사의 자질에 대해 의심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농심켈로그의 에너지바 제품인 ‘라이스크리스피바 초코맛’에서 이물질(파리)가 나온 것을 확인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이는 식품위생법 제7조(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에 관한 기준 및 규격) 4항 위반에 따른 조치다.

해당 제품은 태국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농심켈로그가 1인 가구의 증가와 간편식 수요 확대에 맞춰 지난 2016년 11월부터 수입 및 판매하고 있다.

쌀을 사용해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간단한 한 끼 식사나 간식 대용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기를 끈 바 있다.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식료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것은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번 농심켈로그의 이물질 혼합 사건은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불과 일 년 새에 세 번이나 이물질 혼합으로 식품위생법을 위반하며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

농심켈로그는 지난해 제품에서 이물질이 나와 두 차례나 식약처의 시정명령 등을 받았던 바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한 과자인 ‘프링글스 사워크림&어니언’ 제품에서 1cm가량의 도마뱀 사체가 발견돼 시정명령과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았다.

같은 해 5월에는 ‘프링글스 오리지날’ 제품에서 종이가 나와 시정명령을 받았다.

농심켈로그의 주력 판매 제품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식품 대용으로 사랑받고 있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이번 논란과 관련, 기업 이미지가 더욱 하락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농심켈로그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일각에서는 농심켈로그가 식품 내 이물질 혼합 등 제품 위생과 관련해 둔감한 것이 아니냐고 꼬집고 나서는 실정이다. 특히나 많은 제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회사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제품을 제조하는 외국 공장의 위생까지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식품 내에서 벌레가 나올 경우 유통 및 보관과정의 문제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도마뱀이나 종이류 등의 혼합 등은 제조공정에서 문제가 있었음이 확실시되기 때문.

특히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이들이 식사대용으로 애용하는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 및 판매하는 만큼, 더욱 식품 안전에 만전을 기울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이하게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농심켈로그는 1980년 3월 미국 켈로그 본사와 농심이 합작해 만든 시리얼 회사다. 1983년 9월 안성 공장을 설립하고 국내 최초로 콘푸레이크를 생산한 이후 스페셜K를 비롯해 첵스초코, 리얼그래놀라, 아몬드 푸레이크 등의 주요 제품을 출시했다. 2012년 6월에는 미국 프링글스 사를 인수한 바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 역시 이번 사건으로 또 다시 ‘먹거리포비아’가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을 금치 못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제품에서 벌레를 발견하는 일은 종종 발생하지만, 보통적으로 제조과정이 아닌 유통 및 보관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식품업계의 특성상 식품 내 이물질 혼합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만큼 업체 측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구하는 것이 우선일 텐데, 일 년 새 세 차례나 시정명령으로 입방아에 오른 것은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농심켈로그 측은 “이번 건의 경우 소비자가 제품 내에서 파리가 발견됐다고 본사 측으로 신고해 식약처에 자진신고하고 시정명령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하며 “사실 해당 이물질(파리)이 어떤 과정에서 유입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기업윤리에 따라 유통 및 보관 과정에서 유입됐다고 떠넘기기보다는 제조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두고 이에 대해 책임을 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태국 내 공장에 대한 점검을 모두 마쳤으며 향후 위생관리를 보다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0월에는 ‘라이스크리스피바’와 비슷한 제품인 오리온의 닥터유 씨리얼 에너지바 제품에서 화랑곡나방 유충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당시 오리온 측은 “유통 과정에서 화랑곡나방 유충이 포장재를 뚫고 들어가 발생한 문제”라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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