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의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광고 이용 개인정보 수집

차량 내부에 위치추적기를 설치하는 등 개인정보를 획득해 의뢰인에게 팔아 넘긴 불법 흥신소 업자 등이 무더기 입건됐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고객님의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대형 포털사이트 등에 이 같은 광고를 올려 불법 흥신소를 운영하며 타인의 위치 등 개인정보를 팔아넘겨 수십억원을 챙긴 업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모(46)씨 등 흥신소 대표 5명을 위치정보법·신용정보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이외에 도주한 흥신소 대표 1명은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A흥신소 대표 조씨는 경찰이 자신을 체포하려 하자 도주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2명을 자신의 벤츠 차량에 매단 채 수십 미터를 질주하며 차량에서 추락시켜 상해를 입힌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도 받고 있다.

경찰은 또 흥신소에 위치추적기를 제공한 제조·판매업자 3명과 흥신소 업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한 통신사 대리점·콜센터 직원 2명, 위치정보 의뢰인 145명도 증거인멸·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흥신소 업체 8곳은 지난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의뢰인들에게 타인의 개인정보 및 위치정보 등을 제공하며 건당 200만~1000만원씩 총 약 4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A흥신소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각각 3개의 흥신소를 개업하고 또 이들로부터 운영 방식을 배운 직원들이 새로운 흥신소를 개업하는 방식으로 총 8개가 조직적으로 운영됐다.

흥신소 업자들은 대형 포털사이트에 합법적인 업체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홈페이지를 개설해 “고객님의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누구에게도 말하기 힘든 고민을 해결해드립니다”라는 문구 등으로 광고를 하면서 의뢰인들을 유인했다.

특히 이들은 의뢰 대상이 타는 차량 뒤범퍼 안쪽에 몰래 위치 추적기를 부착한 후 연결된 휴대전화로 위치정보를 실시간 전송받고, 개인정보 판매업자나 통신사 대리점 직원을 통해 받은 개인정보를 의뢰인에게 팔아왔다.

주요 적발 사례를 살펴보면, B흥신소 업자는 의뢰 받은 대상자의 불륜 현장을 촬영해 이를 배우자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해 2000만원을 갈취하려다 경찰에 적발돼 미수에 그쳤다. 또 다른 흥신소 업자는 의뢰 대금만 받고 조사한 것처럼 속인 뒤 허위 정보를 넘기기도 했다.

이처럼 뒷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악용한 흥신소 업자들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흥신소에서 구입한 개인정보를 제2의 범죄에 이용한 의뢰인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한 의뢰인은 A흥신소로부터 휴대전화 번호와 주소를 구입해 여성을 미행하는 등 스토킹 범죄에 사용했다.

이밖에도 경찰은 흥신소 업자들이 정보를 팔고 남긴 수익금을 현금으로 갖고 있거나 대포통장에 넣는 등 조세를 회피한 정황을 확인해 관할 세무서에 통보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형 포털사이트에 흥신소 업무는 불법적인 영업을 포함한다는 ‘주의 문구’를 적시할 수 있도록 계도 조치하는 한편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흥신소에 대한 단속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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