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천안함 찾고…북한 만경봉호 보내고

북한의 참가로 국제적인 관심사로 부상한 이번 올림픽은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과 북한은 이번 올림픽을 자신들의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한 무대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북한의 참가로 국제적인 관심사로 부상한 이번 올림픽은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과 북한은 이번 올림픽을 자신들의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한 무대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지난 6일 오후 만경봉92호에 삼지연관현악단 본진을 실고 동해를 통해 묵호항에 입항시켰다. 만경봉92호의 입항은 5·24 조치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제를 무력화시킨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만경봉92호 입항을 예외로 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측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있는 상황을 잘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또 북한은 오는 9일 올림픽 개막일에 맞춰 김영남 최고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보낼 예정이다. 이들은 2박 3일간 평창과 서울을 오가며 방남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실권은 없지만 법률상 국가원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가 전달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 간의 메신저 역할을 맡아 남북관계 개선의 전환점을 만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약 문-김 만남에서 뜻밖의 성과가 도출된다면 한반도 위기 상황은 극적인 반전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입장은 다르다. 미국 평창올림픽 참석 대표단장으로 방한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바람과 달리 대북 강경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여 한미 간의 갈등이 예상된다.
 
미국 측은 펜스 부통령은 한국에 리본 자르러 가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즉 펜스 부통령이 평창 올림픽을 통해 북한에 대한 초강경 경고 메시지를 전하며 문재인 정부를 향한 압박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펜스와 동행하는 인물들도 북한이 불편해야 할 사항이다. 북한에 억류됐다 석방 후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윔비어의 부친이 함께 온다. 또 방한 첫 일정을 북한의 도발로 침몰한 경기도 평택의 천안함 기념관 방문으로 잡았다. 북한에 대한 압박 강화가 이번 방한의 주요 목적이라는 것을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여의도 정치권의 한 인사는 “평창 올림픽이 미국과 북한의 치열한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올림픽이 평화와 위기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현명한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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