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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계로 번지는 ‘미투’... ‘성추문 전력’ 시인협회장 선출 논란
최영미 시인 '괴물',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면서 국내 법조계에 불고 있는 미투 캠페인이 문학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최영미 시인의 문단 내 성폭력 폭로에 이어 한국시인협회가 신임 회장으로 과거 성추문 전력이 있는 감태준(71) 시인을 선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문학계는 최 시인이 지난해 12월 계간 문예지 ‘황해문화’ 겨울호에 발표한 시 '괴물'로 하루 종일 시끌벅적했다.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으로 시작하는 이 시는 원로 시인의 상습 성추행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작가 ‘En’의 실명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En이 노털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라는 암시적 표현이 있어 가해자를 유추하기에 용이하다.

이혜미 시인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 시인이 언급한 원로 시인의 성추행을 추가로 폭로했다.

이 시인은 “En 시인과 함께 방송을 진행하며 만행을 접했고 ‘En 주니어’들이 넘쳐나는 한국 문단에서 오래 성희롱을 겪어왔다”며 “모욕과 멸시의 언어들에 맞서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고백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사단법인 한국시인협회가 과거 성추문 전력이 있는 감태준 시인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해 논란을 낳으면서 감 회장에 대한 퇴진 요구가 문단 안팎에서 거세지고 있다.

앞서 (사)한국시인협회는 지난달 23일 평의원 회의에서 감 시인을 제42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신임 회장은 3월 31일 열리는 총회에서 이·취임식을 거쳐 공식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감 시인은 1972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해 1996년부터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교편을 잡았으나 2007년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추문에 휘말려 이듬해 해임됐다.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 진술이 번복됐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해임 취소 행정 소송에서는 ‘다른 제자에 대한 성추행 사건은 사실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으로 패소했다.

한편 감 신임 회장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매스컴에서 얘기하는 ‘전력’은 성폭행 전력이 아니라 죄를 억울하게 덮어쓴 전력”이라며 “설 연휴가 끝나면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brain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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