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들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속회의 개최 요구” vs 홍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당을 위해 헌신하라”

자유한국당이 내홍에 빠질 듯하다. 홍준표 대표 체제에 불만을 가진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했고, 홍 대표는 “각자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당을 위해 헌신하라”고 맞받아쳤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자유한국당이 내홍에 빠질 듯하다. 홍준표 대표 체제에 불만을 가진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했고, 홍 대표는 “각자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당을 위해 헌신하라”고 맞받아쳤다.

이주영, 심재철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 12명은 전날 홍 대표에게 “구국과 구당의 마음으로 한동안 중단됐던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속회의 개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즉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달라는 요구다.
 
정치권에선 이들 중진의원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홍 대표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기 위한 행동에 착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 당무감사에서 당협위원장 자리를 박탈당한 유기준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이 주로 이름을 올려 反洪계 결집이 시작됐다는 판단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홍 대표에 불만을 가진 당 인사들은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국민들이 대안을 찾고자 해도 홍 대표가 있는 한 지지율이 오를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는 “지금 이 당에는 서청원 선배를 빼고는 나와 김무성 의원이 최고참 정치 선배”라며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홍 대표는 이들이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속회의를 통해 사사건건 자신을 견제할 기회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 대표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중진이라고 하는 4선 의원들 중에는 내가 17대 총선 공천 심사를 하면서 정치 신인으로 영입한 사람들이 상당수 있을 정도로 나는 이 당의 정치 대선배”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마디로 중진의원들이 자신의 정치후배라는 점을 전제로 깔고 이들의 주장을 수용불가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자신의 전투력을 강조하며 “당에 무엇을 요구하기보다 당으로부터 그토록 많은 혜택을 받은 여러분들이 당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 먼저 생각 하라”고 훈계조로 말햇다.
 
그는 “내가 중앙정치를 떠나 지난 4년 4개월 경남지사로 내려 가 있는 동안 한국 보수 정당을 이렇게 까지 망가지게 한 데는 과연 누구의 책임이 크냐?”며 “별다른 역할 없이 선수만 채우지는 않았는지 당을 위해 나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단 한번이라도 되돌아 본 일이 있냐?”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의 요구를 “당내 총질”이라고 단정하며 “좌파 정권 폭주를 막는데 당력을 쏟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범 보수권의 한 인사는 “이제 설날이 일주일 남았다. 자유한국당 反洪계 인사들이 ‘설날 민심’을 기회로 삼아 홍 대표 독주체제에 반기를 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홍 대표도 이들의 반격에 맞서 특유의 무시 전략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양 측의 대립과 갈등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자유한국당 내홍 가능성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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