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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1심 '징역 20년·벌금 180억'... 法 "박 전 대통령과 사적 친분 이용해 기업들에 재단 출연 강요"최씨 측 "가혹할 정도의 중형…항소하겠다"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인 최순실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가 1심에서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6년 11월 20일 재판에 넘겨진 이후 450일 만이다.

최씨와 함께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게는 징역 6년이 선고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알선수재,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사기미수 등 18가지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하고 72억원9409만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25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정농단 사범 가운데에는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

앞서 검찰은 최씨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1185억원, 추징금 77억9735만원을 구형했다.

최씨에 대해 제기된 주요 공소사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해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출연금 774억원을 내게 한 혐의이다.

또 삼성그룹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 지원 및 미르·K스포츠 재단, 영재센터 후원 명목으로 298억2535만원(약속 43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우선 재단 출연 모금이나 삼성 뇌물수수 등 최씨의 공소사실 상당 부분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공모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의 사적 친분을 이용해 기업들로 하여금 재단 출연금을 강요했다”면서 “최씨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했고, 범행을 모두 부인해 책임을 주변인들에게 전가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가 없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씨의 광범위한 국정개입으로 큰 혼란이 생기고 사상 초유의 대통령이 파면되는 상황까지 초래했다”며 “최씨의 뇌물 취득 규모와 국정 혼란, 국민들이 느낀 실망감에 비춰보면 죄책이 대단히 무겁다”고 설명했다.

최씨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비 등 433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거나 약속한 혐의와 관련해서는 72억9000만원을 뇌물액으로 인정했다. 이는 뇌물공여 약속과 차량 대금만 무죄로 판단한 것으로, 이 부회장의 1심 재판부가 내놓은 결론과 같다.

재판부는 “삼성의 승마지원 약속 금액은 뇌물로 볼 수 없다”며 “삼성이 코어스포츠로 보낸 용역비 36억원과 삼성이 제공한 마필·보험료는 뇌물에 해당하고 마필에 대해 삼성이 아닌 최씨 소유로 한다는 의사합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16억원)와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204억원) 등 은 모두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씨에 대한 지원에서 삼성의 부정청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또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 대해선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부와 달리 간접사실에 대한 증거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밖에 최씨가 KT나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국관광공사 자회사를 압박해 인사에 개입하거나 특정업체를 지원토록 강요한 혐의 등도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최씨와 함께 재판을 받은 안종범 전 수석에게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기업의 재단 출연을 강요한 혐의 등이 인정돼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고위공무원으로서 청렴·도덕성이 요구되는 지위에도 국정 질서를 어지럽혀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며 “증거인멸을 교사하고 국회 증인 출석도 거부하는 등 지위와 범행 횟수, 내용, 규모 등을 고려하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는 징역 2년6개월에 추징금 70억원이 선고됐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온 신 회장은 이날 실형 선고로 법정에서 구속됐다.

재판부는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기업에 허탈감을 줬다”면서 “뇌물 범죄는 공정성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으며, 정치·경제 권력을 가진 대통령과 재벌 회장 사이에서는 더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면세점사업권 재승인 등 경영 현안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씨와 관련된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70억원을 낸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됐다.

한편 최순실씨 측은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선고 직후 “가혹할 정도의 중형이 선고됐다. 엄정·철저하고 불편·부당하게 재판을 심리하리라 생각했는데 (저희가) 예상한 것과 전혀 다르다”며 “할 말이 없는 정도”라고 불만을 표했다.

이 변호사는 또 “그동안 치열하게 변론을 하고 증거를 제시했지만 오늘 법정에서 재판장의 설명을 들어보면 우이송경(牛耳誦經·쇠귀에 경 읽기)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를 인정한 부분에 대해 전혀 납득할 수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은 최씨가 아니면 어떤 것도 알 수 없었다는데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상당히 오도된 인식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씨의 1심 선고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2심 판결이 다 다른 만큼 비교 분석해 항소심에서는 다른 방법으로 재판부를 설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brain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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