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진 광주 서구청장.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임우진 광주 서구청장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18개 동을 찾는 ‘주민들과의 대화’를 추진키로 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임 구청장은 오는 26일부터 3월 중순까지 서구 18개 동을 돌며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주민들과의 대화’ 자리를 계획하고 있다.

구는 각 동마다 100여명 안팎의 주민과 기관단체장, 지역 원로, 시·구의원, 자생단체장 등을 불러들일 예정이다.

하지만 서구의 경우 ‘주민과의 대화’를 매년 하반기 한 차례 개최하고 있는데, 올해는 시기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구가 계획한 행사 순서를 보면 식전행사 10분과 본 행사 90분으로, 100여분 동안 주요 인사와의 간담회, 인사말, 구정보고, 건의사항 및 여론수렴 등을 짜여 있다.

임 구청장이 앞서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한 ‘주민과의 대화’의 행사 순서가 동일하다. 같은 행사를 3개월 만에 다시 추진하는 셈이다. 때문에 ‘6월 지방선거를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행사 기간이 오는 3월 2일부터 시작되는 지방선거 구청장 예비후보 등록 기간과 겹친다.

주민과의 대화 방식을 변경한 것을 놓고도 뒷말이 나온다.

그동안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제기된 건의 사항과 민원은 각 실무 부서에서 충분히 검토한 뒤 답변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즉석 답변 형식으로 진행한다. 사전 검토 없이 즉석에서 선심성 약속이나 답변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늘어난 업무 부담에 고통을 호소하는 내부 목소리도 있었다.

한 직원은 “동 주민센터의 경우 1~3월은 공모사업 계획서 작성과 사회복지서비스 접수 등 업무가 많은 시기”라며 “올해는 지방선거도 준비해야 하는데 동 순회 방문까지 갑자기 계획돼 업무가 굉장히 늘었다. 심지어 자생단체 회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구청과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서구를 제외한 다른 3개 구청은 올해 상반기 내 '주민과의 대화' 행사 계획이 없고, 동구청은 지난 1월 일정을 마쳤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해 1년에 한 차례 할 수 있는 행사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민선 6기의 마지막 공식 행사라고 보면 된다. 여론을 수렴하고 구정에 참여한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결산 형식”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대화 형식의 경우 기존에는 주민들에게 미리 건의 내용을 받아 검토한 뒤 답변을 하는 방식이었는데, 연출한 게 눈에 보인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답변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의견이 많아 바꿨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