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흥행의 최대 변수 될 듯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가 6·13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바른미래당의 사활을 건 첫 번째 전쟁이다. 안 전 대표가 대한민국 심장부 서울에서 선거를 진두지휘한다면 바른미래당의 전국적인 흥행은 따 논 당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경쟁자들은 그의 결단의 시기만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가 6·13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바른미래당의 사활을 건 첫 번째 전쟁이다. 안 전 대표가 대한민국 심장부 서울에서 선거를 진두지휘한다면 바른미래당의 전국적인 흥행은 따 논 당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경쟁자들은 그의 결단의 시기만 기다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등판론 목소리 높아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13일 바른미래당 창당대회를 끝으로 휴식기에 들어갔다. 그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근황에 대해서 “못 봤던 책도 읽고, 가족들과 평창동계올림픽 경기를 보며 응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백의종군을 선언했지만 당분간 자신과 당의 사활이 걸린 지방선거 전략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먼저 군불을 지핀 이는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다. 박 공동대표는 지난 1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설에 대해서 “현재로선 가능성이 50%는 넘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의 측근 인사로 인정받고 있는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도 지난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등판론에 대해서 “당에서 안철수 후보의 서울시장 등판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서울시장에 출마를 했을 때 전국적인 관심도뿐만 아니라 서울시장 내에, 밑에 있는 기초단체장들까지 또 광역의원, 기초의원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서울시장 출마가 의미를 갖는다”면서 “사즉생의 각오로 하신다고 하면 저는 오히려 승리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강조한대로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는 바른미래당 지방선거 후보자를  모두를 고무시킬 수 있는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다. 당의 간판스타가 전면에 나서서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사투(死鬪)를 펼치는 모습이 갖는 정치적 상징성은 극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은 위험과 기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만약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차기 대권도전에 빨간 신호등이 켜질 수 있다. 2014년 새누리당 잠룡인 정몽준 전 의원의 사례가 해당된다. 당내 역학구도도 문제다. 당권도 유승민 공동대표가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당내 혼란이 야기될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반면 정치인 안철수의 재도약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호재다. 그동안 안 전 대표는 행정경험이 전무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성공한 CEO, 비록 실패했지만 유력한 대선후보까지 올랐지만 행정가로서의 모습은 없었다. 만약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선거에 패배한다고 해도 ‘당을 위한 희생’으로 인정받는다면 당 장악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자신의 전투력 향상은 덤이다. 정치인 안철수로서는 절대로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것이다.
 
초긴장에 빠진 여야 정치권
 
여권도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 도전을 선언했고, 박영선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등 다수의 도전자들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을 비롯한 후보군들은 안 전 대표와 체급이 다른 주자들이라서 그의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정봉주 전 의원 같은 이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가 서울시장에 나설 모양이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잘 됐다. 구태정치, 한풀이정치 지긋지긋하다. 끝내버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권 핵심부는 고심에 빠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60%에 달하는데 대한민국 심장부인 서울시장선거에서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에게 패배한다면 상당한 정치적 내상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광역자치단체장 1석의 손실이 아닌 대통령 임기 후반부 정국 주도권 상실을 예상할 수 있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정부와 박원순 시장의 잦은 충돌 사례를 보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유한국당은 답답하다. 안 전 대표가 출마를 결심한다면 서울시장 선거 자체를 포기할 상황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준표 대표의 리더십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 속에서 홍정욱 전 의원이 출마를 고사한 이후 뚜렷한 후보가 없어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박원순 시장과 대적할 후보를 찾지 못한다면 안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단일화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현실화된다면 제1야당으로선 참을 수 없는 굴욕이 될 듯하다.
 
이제 안철수 본인의 결단만 남았다. 정치 입문, 국민의당 창당, 그리고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이은 또 한 번의 정치적 결단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울시장 도전 최종 선택은 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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