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유수정 기자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결국 인천공항에서 매장을 철수하기로 결정한 롯데면세점에 이어 업계 2, 3위를 자리하는 신라와 신세계면세점 역시 인천공항점의 철수를 검토 중이다. 이대로라면 인천공항 1터미널(T1)에서 업계 Top3 면세점을 찾아볼 수 없게 될수도 있다.

이는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업체의 좁혀지지 않은 입장 차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보복에 따른 금한령 등으로 면세업계가 매출 하락 등 사상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가운데 T2까지 개장해 T1 입점 매장은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매년 늘어만 가는 임대료를 더이상은 감당할 수 없는 면세업체들이 임대료 재협상을 제시하고 나섰지만, 공사 측은 협상을 뒤엎은 결과를 제시하고 일괄 통보했다.

당초 면세업체들이 제시했던 협상안은 서편 매장의 경우 43.6% 인하, 동편과 탑승동은 각각 30.1%과 16.1% 인하였다. 그러나 공사 측은 이 같은 협상안을 무시한 채 업체들에 일괄 29.7% 인하안을 통보했다.

업체들은 공사 측의 통보서한에 즉각 동의할 수 없다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보냈지만, 공사는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신라와 신세계가 롯데와 마찬가지로 철수 의사를 밝힐 경우 절차대로 위약금을 정산하고 재입찰을 통해 새롭게 입점할 면세사업자를 찾겠다는 것.

인천공항공사의 완강한 입장에 일각에서는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상호발전 없이 독단적인 이득을 취하려는 공사 측의 태도가 안타깝다”목소리가 팽배한 상황이다.

결국 공사와 두 면세점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이들이 T1에서 철수할 경우, 재입찰을 통해 새 사업자를 찾겠다는 공사 측의 바람과는 달리 그 어떠한 업체도 T1에 섣불리 다가가지 못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나 T1에 입점해 있는 중소·중견 면세점들 역시 공항점에서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미노 현상처럼 철수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하나를 얻으려다 둘을 잃는 공항공사의 운영방침과 태도에 최종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소비자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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