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할인점의 경쟁에서 토종인 '이마트', '롯데마트' 등이 외국계 대형할인마트를 모두 몰아내고 안방을 차지한 것은 벌써 오래전 일이다.

그러나 창고형 회원제 할인점 시장에서는 외국계 브랜드인 코스트코가 유일한 독주체제를 유지해 왔으나 토종 업체 빅마켓이 뛰어들면서 창고형 할인점 시장에 일대 변혁이 예고된다.

28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롯데가 운영하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이 정식 오픈했다. 개장 첫날 빅마켓에는 주변 일대의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수많은 고객이 몰렸다.

이날 빅마트를 찾은 이수나(31세) 씨는 "첫날이라 그런지 주차하는데만 30분이 넘게 걸릴 정도로 혼잡해 불편을 겪었다"며 "키즈카페 같은 편의시설은 코스트코에 비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빅마켓과 코스트코는 같은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이라는 점에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빅마켓 금천점에서 5.5㎞ 거리에 코스트코 양평점이 위치해 있어 직접적인 경쟁에 예고됐었다.

실제 빅마켓 금천점과 코스트코 양평점은 '눈치작전'을 방불케 하는 가격경쟁이 벌어졌다.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두 할인점이 상대방보다 조금이라도 저렴하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고 있는 것. 이날 두 할인점은 상대방 매장에 직원을 상주시켜 가격을 체크하고 있을 정도다.

코스트코는 그동안 육개장사발면(86g*24입)을 1만4590원에 판매해왔다. 그런데 지난 25일 시범운영한 빅마켓이 1만4160원에 내놓자, 코스트코는 1만2990원으로 가격을 내렸고, 이에 빅마켓은 또다시 1만2720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28일 정오 기준으로 코스트코 양평점은 1만2390원, 빅마켓 금천점은 1만2380원까지 내려간 상태다.

빅마켓 관계자는 "코스트코보다 우위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기품목을 중심으로 가격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매장 분위기는 코스트코와 빅마켓이 대체로 비슷하다는 평가다. 빅마켓은 각종 편의시설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빅마켓 관계자는 "아이를 동반한 부부들의 쾌적한 쇼핑을 위해 키즈카페와 키즈스튜디오, 어린이소극장 등의 편의시설을 갖췄다"며 "또 동물병원, 치과 등의 임대시설도 있어 경쟁 창고형 할인점에 비해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스트코 양평점은 주차공간이 부족(400대 규모)해 불편하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많았다. 길 건너편에 추가 주차장을 확보했지만 카트를 가지고 이동하기에는 불편이 적지 않았다. 이에 비해 빅마켓은 600대 규모의 주자창을 확보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상품구성의 경우 코스트코는 미국산을 비롯해 외국산 제품구성비율이 높고, 빅마켓은 코스트코에 비해 국산 제품비중이 많은 편이다.

매장 면적은 빅마켓이 7590m²(1, 2층)로 코스트코 양평점과 비슷한 규모다. 연간회원비도 일반고객 3만5000원, 자영업자 3만원으로 동일하다. 카드결제의 경우 코스트코는 삼성카드로, 빅마켓은 롯데카드로 가능하다.

창고형 할인점은 상품을 박스 단위로 진열하고, 대신 대형마트에 비해 가격이 싼 것이 장점이다.

빅마켓 관계자는 "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형마트에 비해 적게는 10%, 많게는 30% 가량 저렴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불황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한 소비 패턴으로 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격에 강점을 가진 창고형 할인점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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