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힘겨루기에 위기감 고조

북한과 미국의 힘겨루기가 점입가경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대화 요구에 “적절한 조건이 아니면 북한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북한과 미국의 힘겨루기가 점입가경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대화 요구에 “적절한 조건이 아니면 북한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주지사들의 연례회동에서 “모든 사람이 (대북 군사행동에 대한)엄청난 규모, 아무도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인명 피해 규모를 이야기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의 대화요구에 대해 “그래서 그들이 대화를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북한이 원하는 방식의 대화를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지 않았지만 미국의 기존 대화 조건은 ‘비핵화’였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공식협상에 앞서 비핵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는지 파악할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김영철 부위원장이 대화를 시사한 후 성명을 통해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메시지가 비핵화로 가는 길을 따르는 첫 걸음인지 두고 볼 것”이라고 답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이제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북미대화를 요구한 이후 미국 측의 대응을 기다렸던 차에 트럼프 대통령이 두루뭉실한 조건을 내세웠으니 이제 답을 내놓아야 한다.
 
그동안 김정은 정권이 예측 불가능한 행보를 일삼았던 과거의 사례를 보면 뜻밖의 선택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북한도 평창올림픽을 통해 조성된 북미대화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평양을 향해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언제든지 군사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보내고 있다. 북한도 한반도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미국과의 대화를 위해 기존의 입장을 번복할 수 가능성도 있지만, 특유의 ‘벼랑 끝 전술’로 미국과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전쟁이라는 파국을 피하기 위해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고 있다. 북한이 이 점을 역으로 이용해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며 미국의 인내심을 최대한 자극할 수 있다. 이는 곧 전쟁 위기로 치닫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다.
 
미국과 북한은 대화 테이블에 나서기 위한 힘겨루기가 자칫 전쟁이라는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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