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경상대 교수 2명 검찰 송치… A교수 "친근감 표시, 추행 아니다" 혐의 부인

사진=YTN 뉴스화면 캡쳐.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제주 지역의 한 국립대 현직 교수들이 제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28일 제주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남녀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로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교수 A(53)씨를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프로젝트를 위해 학생 2명을 시간제 근무로 고용한 A교수는 지난해 6월 제주대학 내 연구실에서 남녀 제자 2명의 신체 주요 부위 등을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피해 학생들이 같은 해 12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수사가 이뤄졌다.

피해 남학생은 “A교수는 성추행뿐 아니라 머리를 때리거나 폭언을 하는 등 평소에도 인격적으로 모욕을 주는 행위와 발언을 자주 했다”며 “우리 말고 또 다른 여학생에게도 신체와 관련한 지적을 하거나 ‘남자친구와 자봤냐. 네가 능동적으로 해야 성적이 오른다’는 식의 성적 발언을 여러 차례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A교수는 경찰 조사에서 “학생들에 대한 친근함의 표시일 뿐 추행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대학교의 제자 성추행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경상대학 B교수(44)는 지난해 11월 제주시 아라동 인근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여제자의 신체를 만진 혐의(강제추행)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현재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대학 측은 해당 교수 1명을 수업에서 배제하는 등 사건 수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교수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대 인권센터는 제주대 교수 2명 이외에도 또 다른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

제주대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는 교수들이 잇따라 성추문에 연루되자 피해 학생 면담과 추가 진상조사 등 공동 행동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제주 지역 여성단체는 제주대 교수의 성추행 혐의를 폭로한 피해 학생들의 미투 운동을 지지하며 성범죄 교수의 처벌을 촉구했다.

제주여성인권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가해자들은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은 신체적 접촉행위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보다는 친근감의 표시, 격려의 표시 혹은 관행이라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며 “교육기관 등 공적인 영역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이들은 청렴과 성범죄 위반시 강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어 “더 늦기 전에 피해자에게 집중된 시선을 거두고 가해자에게 너의 행동은 ‘관행이 아닌 명백한 범죄’라고 외쳐야 한다”며 “바로 지금이 세상을 바꿀 때”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