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서 민중당 '위드유' 기자회견 모습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여성·시민 단체들이 8일 세계 여성의 날 110주년을 맞아 서울 도심 곳곳에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지하고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기념행사와 집회를 열었다.

한국YWCA연합회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 중구 명동 YWCA회관 앞에서 '3.8 여성의 날 기념 YWCA 행진'을 개최했다.

이들은 각계각층 여성들의 성폭력 고발에 대한 엄정 수사와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장미와 검정·보라색 의상을 입고 성폭력 근절운동에 대한 지지를 표현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에서 미투 운동을 비롯해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남녀동수 실현, 일과 가정의 양립 등 실질적인 양성평등 사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전국미투지원본부' 발족식을 갖고 미투 운동에 참여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법률상담·심리치료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노동계에서도 대규모 도심 집회를 가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광화문 광장에서 '3·8 세계여성의 날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열고 여성 노동자의 인권과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성 평등 확대를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고용노동청까지 가두행진하며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촉구하는 '3시 STOP' 조기퇴근 시위를 벌였다.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같은 시각 전국여성노동조합은 광화문광장 맞은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약 250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분홍색 조끼를 맞춰 입고 '성희롱 No', '성차별 해소', '여성 노동 존중'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은 "일하는 여성들은 다 알고 있던 일자리 성폭력이 문제가 됐다"며 "대선 후보 정치인의 성폭력도 문제가 됐다. 여성 일자리를 제대로 만들지 않고 차별한 증거라 생각한다"고 외쳐 참가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에 앞서 전국금속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을(乙)중의 을 최저임금 여성노동자 권리지키기' 기자회견을 열고 광화문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한국여성연극인협회도 이날 낮 12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집회를 개최, '#MeToo' '#With you'라고 적힌 보라색 띠를 두르고 '연극의 본질을 훼손한 가해자들 수상 철회', '권력형 성폭력이 존재하지 않는 환경 조성' 등이 적혀 있는 피켓을 들었다.

이밖에 대학생들도 연대해 성폭력 근절을 촉구했다.

대학 총학생회·동아리 등으로 구성된 '3·8 대학생 공동행동'은 오후 1시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직장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 OUT' '#미투는 계속되어야 한다' '낙태죄 폐지! 재생산권 보장!' 피켓을 들고 낙태죄 폐지 및 직장·대학 내 성폭력근절을 촉구했다.

대학생들은 "미투 이전부터 대학 안에서도 성폭력이 존재했다.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며 "직장, 대학내 성폭력에 맞서고 억압받는 모든 이들을 위해 대학생들이 공동행동을 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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